인도네시아 성장세에 일본 철강업계가 주목하고 있다. 하공정 설비 투자를 통한 현지화 전략을 강화하는 한편 철강비즈니스 체인 생태계 강건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국철강업계도 인도네시아 로컬밀과의 협력을 확대해나가야한다는 지적이다.
20일 포스코경영연구원의 '일본 철강업계의 대인니 시장전략과 시사점'에 따르면 일본은 인도네시아의 최대 무역국인 동시에 최대 원조국이다.
아세안 국가 중 가장 먼저 인도네시아와 FTA(자유무역협정·Free Trade Agreement)를 체결할 정도로 일-인도네시아 간 경제협력 관계는 돈독하다. 인도네시아는 인구 자원, 경제성장 추세 등으로 볼때 성장잠재력이 큰 곳으로 평가받는다.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의 일관제철소 전경. 사진/포스코
일본은 인도네시아의 ODA(공적개발원조 ·Official Development Assistance)유입액의 41%인 8억2200만 달러를 지원해 ODA 누계기준로도 최대 지원국이다. 일본은 이러한 자금을 인프라 구축과 기술 및 제도 표준화 사업, 에너지 광물사업 등에 집중하며 인도네시아 내의 일본 국가 브랜드 제고와 비즈니스 기반 구축에 활용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의 대인도네시아 FDI(외국인직접투자·Foreign Direct Investment)규모 역시 47억1000만 달러로 최대 투자국이다. 주요 투자 분야는 수송기기 산업으로 전체의 60% 가량을 차지한다. 우리나라의 대인도네시아 FDI규모는 2014년 기준 11억3000만달러로 7위에 그쳤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 기업들의 글로벌 투자 대상국 선호도 결과에서 인도네시아는 각각 3위(2012년), 1위(2013년), 2위(2014년)를 기록했다. 인도네시아 경제성장에 따른 내수시장을 사전에 확보하는 것은 물론 지역적으로 인접하고 동일한 이슬람 권역인 중동과 아프리카 진출의 거점국으로 활용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시장 규모는 2010년 76만5000대에서 2014년 120만8000대 규모로 급격하게 성장했다. 도요타를 비롯한 일본계 메이커 9개사가 2014년 기준 116만1000대를 판매해 이 시장의 96%를 장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 자동차 생산 규모는 2014년 기준 129만8000대로 국내 시장규모와 비슷한 수준이다. 내수 시장 전망에 따라 일본계 메이커는 현지 생산능력을 오는 2018년까지 169만8000대로 확장할 계획이다. 현지 자동부품 공급사 746개사 중 일본계가 420개사에 달할 정도로 일본 자동차 브랜드 공급 체인은 이 시장을 장악하고 있다.
인도네시아의 2014년 철강 수입량은 1287만톤으로 중국이 이 중 26%를 차지해 1위를 점하고 있다. 일본과 한국은 각각 16%, 12%로 2위와 3위를 차지하고 있다. 일본은 2012년부터 200만톤을 수출하고 있다. 이 중 판재류가 59%로 가장 많다.
일본 철강사는 기존의 수출 중심 구조에서 현지 투자 확대로 전략을 수정하고 있다. 특히 현지 하공정 설비에 투자하고 있다. JFE와 NSSMC가 자동차용 강판 설비를 경쟁적으로 건설 중인데, NSSMC는 자회사인 오사카제철과 함께 냉연 및 형강 ·철근 분야에서 국영 PTKS와 합작 투자를 통해 현지 시장 진출을 도모하고 있다.
일본계 철강사들의 현지 투자와 연계해 일본계 종합상사 등이 최근 4~5년간 유통 시장 진출에 본격적으로 참여하면서 일본계 철강업계의 인도네시아 현지 공급 체인 경쟁력 역시 강화되고 있다. JFE상사는 박판과 자동차강판을. 메탈원은 강재 유통에 참여하고 있다.
아울러 인도네시아 철강 비즈니스 생태계 강화에도 주력하고 있다. 일본-인도네시아 철강 관민대화, 민·관 차원의 기술 협력사업 지원 등을 추진하고 있다. 이러한 활동은 ▲무역 통상 리스크 대응 ▲인니 철강Market Share 확대 ▲현지 경영 원활화 및 사업 기회 확보 등의 전략적 목표 실현을 위한 것이다.
인도네시아 등 아세안 신흥시장에서 일본 및 중국 철강사와 경쟁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지 철강 비즈니스 생태계와 지속적인 강화가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조언했다. 특히 중국 철강업계의 중·저가재 수출 확대, 일본 철강업계가 구축해놓은 현지 공급체인 기반에 대응하기 위해 가격 경쟁력 제고 등 자체 경쟁역량 강화와 함께 로컬밀과의 협력 확대가 절실하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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