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의 신용대출 연체자 중 개인회생을 신청한 연체자가 절반을 넘어섰으며 일부 저축은행에서는 최대 80% 수준까지 늘어난 곳도 나타나고 있다.
저신용층 서민들이 이용할 수 있는 마지막 금융권인 저축은행의 연체자 질이 악화되면서 금융시장 불안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20일 저축은행 업계에 따르면 개인신용대출 연체자 중 개인회생을 받은 고객의 비중은 최저 60%에서 최대 80%로 지난해 11월 50%대를 기록하던 개인회생채권 비중이 더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A저축은행의 연체자 중 개인회생 비중은 지난해 12월 기준 81%로 전월 64%보다 17% 상승했다.
B저축은행 역시 같은 기간 53%에서 61%, C저축은행 56%에서 69% 늘어났다.
개인회생제도는 일정한 소득이 있지만 과다한 채무로 법원이 채무불이행에 대한 채권자의 법률관계를 조정해 3년에서 5년간 법원에서 인정하는 부양가족의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나머지 소득을 변제하면 나머지 채무를 면제해주는 제도다.
개인회생 비율이 높아지면서 부실채권에 영향을 받아 대손율과 연체율 상승을 불러 저축은행 수익성에 악영향을 미친다. 법원이 채무자의 회생결정을 통보하면 채권추심이 중단되면서 저축은행 입장에서는 대출여신에 대한 충당금을 마련해야 된다. 특히 차주의 신용등급과 조달비용, 중개수수료, 대손비용 등을 감안해 대출금리를 산정하기 때문에 부실여신이 늘어나면 대손비용이 커지면서 대출금리 부담도 늘어난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개인회생제도는 도입 초기 당시 채무자의 재기와 채권자의 이익을 위해 마련됐으나 최근에는 브로커나 수입료를 노린 변호사를 통해 악용되는 사례가 발생하고 있어 제도의 부작용이 나타나고 있다"고 주장했다.
A 저축은행은 실제로 브로커를 통한 개인회생 채무자를 적발해 고발한 사례가 있어 자사가 보유한 개인신용정보(CB)에 따른 신용평가시스템을 활용해 개인회생 채무자 색출을 위한 데이터베이스 축적에 나서고 있고 설명했다.
한편, 대형 저축은행들은 자체적으로 마련한 신용정보평가시스템을 활용하고 있으며 중·소형 저축은행의 경우 저축은행중앙회의 표준평가신용정보시스템을 이용해 부실 관리에 나서고 있다.
저축은행 중앙회 관계자는 "저축은행별 인적·물적 시스템을 강화해 고객선별 능력 제고를 위한 노력이 요구된다"며 "저축은행 신용대출은 저신용등급자의 이용률이 높기 때문에 부실채권 발생이 이어지면 고금리에 대출을 이용해야하는 악순환이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
저축은행권의 개인신용대출 연체자 중 개인회생을 신청한 고객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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