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017810)이 자회사 풀무원식품의 부진으로 총체적난국에 빠졌다. 지난해 내내 발목을 잡았던 해외사업이 결국 그룹 전체의 한해 사업을 망친 셈이 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풀무원의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액은 1조8468억원으로 전년 대비 10.1% 늘었다. 그러나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각각 25.2%, 76.2% 감소한 398억원, 120억원을 기록했다.
풀무원의 수익성 악화는 그룹 매출의 30~40%를 차지하는 핵심계열사인 풀무원식품의 부진 때문이다. 풀무원식품의 작년 매출액은 1조1394억원으로 전년 대비 22.2% 증가했다. 그러나 같은기간 영업이익은 108억원을 기록해 전년 대비 40.6% 감소했으며 당기순손익은 44억원 손실로 적자전환했다.
특히 해외사업의 손실분이 큰 것이 문제점으로 분석된다. 풀무원식품은 현재 미국, 일본, 중국 등에 8개의 해외 법인을 운영하고 있지만 이들 법인의 지난해 1~3분기 적자 총액은 약 278억원에 달한다.
이 중 미국 법인이 149억8648만원으로 가장 큰 규모의 적자를 냈다. 이어 일본 법인이 104억527만원, 중국 법인이 34억9396만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특히 미국법인의 경우 이효율 풀무원식품 대표가 일년 중 반년 가량을 현지에 머무르며 직접경영에 나섰지만 아직까지 효과가 없는 모습이다.
이에 대해 풀무원 관계자는 "2014년 일본 '아사히식품공업'을 인수한 후 지난해 대규모의 설비투자가 진행돼 수익성이 악화됐다"며 "일본의 경우 1~2년 안에는 실적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되며 미국 법인 역시 대표가 직접 사업을 주도하게 된 만큼 정상궤도를 회복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최근 풀무원이 두부, 계란 등 주요 제품의 가격을 기습인상한 것도 해외 사업의 손실분 만회와 관련이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앞서 풀무원은 제조원가의 상승을 이유로 들어 지난 8일 두부류 36개 제품 가격을 평균 5.3%, 계란 가격을 평균 3.9% 올렸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시장점유율 1위 업체가 자신들의 사업 실패를 소비자에게 전가하고 있다는 비판이 나오기도 했다.
지난해 해외사업 부진으로 인해 풀무원의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서울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풀무원 두부 제품들이 진열돼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이철 기자 iron62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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