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은행들이 금융권 내에서 불모지로 취급받던 중금리 대출사업에 큰 공을 들이고 있다.
시중 은행들이 외면한 저신용 고객이나, 제2금융권 이용을 꺼리는 민감한 고객을 확보하면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방은행들은 각자의 특성에 맞는 중금리 특화상품을 앞다투어 출시하고 있다. 금융당국의 중금리 활성화 정책에 맞춰 금리 '사각지대'로 통하는 10%대 금리 상품이 줄지어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 선두에는
JB금융지주(175330) 광주은행이 있다. 광주은행은 지난해 중소규모 기업에 재직 중인 자를 위한 직장인퀵론, 소득이나 보유 재산이 없는 주부를 위한 '주부퀵론' 등 고객의 상황에 맞는 상품을 잇따라 출시했다. 그 결과, 다양한 고객층의 호응을 얻어 지난 1∼2월 동안 중금리 대출 규모가 500억원을 돌파했다.
◇광주은행 수도권 미니점포 가운데 하나인 서울 논현지점에서 고객들이 상담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광주은행 관계자 "올해 전략적으로 이 사업을 하고 있다"며 "그 예대마진 폭이 좁아지다 보니 2금융권 고금리 대상자들을 타깃삼아 집중적으로 마케팅을 펼쳐 실적을 냈다"고 말했다.
다른 지방은행들도 질세라 중금리 대열에 합류하고 있다. 지방은행 최초로 모바일뱅크인 ‘아이M뱅크’를 출시한
DGB금융지주(139130) 대구은행은 직장인 e-Start론을 운용하고 있다. 직장인 e-Start론은 영업점 방문없이 신청 당일에 받을 수 있는 중금리 대출상품이다.
BNK금융지주(138930) 경남은행은 낮은 금리에 승부수를 걸었다. 경남은행이 지난달 16일에 출시한 믿을론(Middle Loan)은 연 10대 전후의 시중 중금리 대출보다 더 저렴한 금리를 제공한다. 실제로 12개월 잔액기준 코픽스(COFIX)가 적용돼 최저 5.74% 수준으로 이용이 가능하다.
BNK금융지주 부산은행은 오는 28일 자체 모바일뱅크인 썸뱅크(SUM)를 선보일 예정이다. 썸뱅크에는 모바일 환경에서 필요한 정보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기술이 담겼다. 이 썸뱅크는 중금리 대출 상품 뿐 아니라 요구불 예금 등 수신 상품도 취급한다.
은행권 관계자는 "저축은행이나 캐피탈, 대부업체 등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면 신용회복 자체가 힘들어 질 수 있으니, 시중은행과 지방은행은 중금리 상품을 권유한다"며 "시중은행이 손이 많이 가는 데 수익은 적은 중금리 대출에 소극적인 반면, 지방은행은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고 말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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