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증권업계가 효성과 하이닉스 짝짓기에 대해 부정적 의견을 쏟아내는데다 펀드를 운용하는 자산운용업계도 펀드내 효성의 편입비중을 낮추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효성의 하이닉스 인수의향서 제출이 깜짝 발표인 만큼 기업지배구조가 불투명해졌고, 주가 불확실성이 확대됐다는 판단이다. 운용업계는 효성이 인수관련 의사 결정을 번복했다며 신뢰에 이미 금이 갔다고 지적하고 있다.
김영일 한국투신운용 본부장은 "대부분 기관 투자자들이 제일 싫어하는게 불확실성인데 효성은 이번 사안으로 불확실성을 키우게 됐다"며 "비중 축소가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다른 외국계 자산운용사 관계자도 "인수관련 루머는 있었으나 실제 효성 실무진이나 임원진에 확인할 때도 그런일 없다고 잘라 말했었다"며 "인수추진여부를 떠나 기업자체에 대한 신뢰도가 떨어진 만큼 투자하고 싶지 않다"고 전했다.
특히, 효성은 대주주의 지분이 50%로 그 지분을 가지고 경영권을 행사한 것인데 나머지 주주들의 의사에 반하는 결정을 했다는 점에서 기업지배구조의 부정적인 면이 드러났다는 평가다.
송성엽 KB자산운용 본부장은 "실제로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며 " 오히려 다른 산업을 살펴본다는 차원에서 인수의향서를 제출했을 수도 있다"고 말했다.
통상 인수에 참여하게 되면 해당기업의 전반적인 동향이나 재무구조를 볼 수 있는 권리를 갖게 되기때문에 그런 의도에서 참여했을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렇다해도 그런 의사를 공개적으로 노출하기는 쉽지 않다며 상장돼 있는 회사의 지배구조하에서는 소액주주들의 의견을 충분히 수렴해야 하는데 이를 어긴 것이라고 평가했다.
운용업계는 효성이 하이닉스를 인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시가총액 기준으로 효성은 3조원이며 이 가운데 2조원 가량이 차입금인데 4조원가량의 자금이 필요한 하이닉스 인수는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특히, 현재 효성이 가지고 있는 현금이 1000억원 수준이고 부동산 매각으로 확보한 자금 6000억원을 보강한다해도 인수자금에는 턱없이 모자란다는 분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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