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 보이스피싱 피해계좌 구제절차 마련
사기에 이용된 전화번호도 복구 가능…금감원에 이의신청서 제출해야
2016-05-11 16:08:28 2016-05-11 16:08:28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보이스피싱과 같은 범죄에 이용된 은행 계좌의 주인이 선의의 피해자일 경우 계좌 이용중지 상태에서 벗어날 수 있는 길이 열린다.
 
전기통신금융사기에 이용된 전화번호가 이용중지 됐을 경우 이의를 제기할 수 있는 절차도 신설된다.
 
금융위는 11일 '전기통신금융사기 피해 방지 및 피해금 환급에 관한 특별법 시행령 일부개정령안' 입법예고를 하고 이같은 내용을 공개했다.
 
우선, 오는 7월28일부터 사기에 이용돼 이용이 중단된 은행계좌도 사용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사기이용계좌에 피해금을 송금한 후 금융회사에 피해구제를 신청하면, 신청을 받은 금융회사가 피해금 환급 종료 시까지 해당 계좌를 이용 못하도록 막아놓고 있다.
 
그런데 이번 법 개정으로 사기이용계좌 명의인이 범죄혐의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면 피해금을 제외한 계좌금액에 대해서는 지급정지를 해제할 수 있게 됐다.
 
가령, 사기범이 꽃집에 10만원짜리 꽃다발을 주문하고 피해자에게 100만원을 꽃집 계좌로 송금하게 한 후 꽃집에서 차액 90만원을 찾아갔다. 이 경우 피해자의 피해구제 신청으로 금융회사는 사기이용계좌로 해당 꽃집계좌 전체를 지급정지 시켰는데, 앞으로는 피해금을 제외한 계좌 금액에 대한 지급정지가 종료된다.
 
계좌 명의인에 대한 전자거래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정상적인 가게 운영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한 시민이 금융위원회 앞을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또 보이스피싱에 이용된 전화번호를 못쓰게 되면 이의신청을 통해 이 번호를 다시 살릴 수 있게 된다.
 
이의신청절차는 간단하다. 자신이 보이스피싱 범죄를 저지르지도 않았는데, 통신사로부터 "귀하의 전화번호가 보이스피싱에 관련돼 이용 중지됐다"는 통보를 받으면 30일 이내에 금융감독원에 이의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
 
이의신청서에 성명과 연락처, 사유 등을 기재하면, 금감원이 이를 바탕으로 이용중지 해제 여부를 결정하고 결과를 신청서 접수 후 15일 이내에 당사자에게 통보해 준다.
 
피해구제 신청서 미제출 시에도 지급정지가 종료되는 방안도 마련됐다. 허위 피해구제신청을 통해 지급정지제도를 개인의 불법 목적에 악용하는 사례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지금까지 보이스피싱 피해자가 전화 또는 구술로 피해구제 신청 후 3일이내 피해구제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아도 해당 계좌의 지급정지가 유지됐다면, 앞으로는 14일 이내에 신성서를 제출하지 않으면 자동으로 지급정지가 종료된다.
 
이 밖에도 △유선상 피해구제신청 접수 시 피해자 연락처 기재 △허위 피해구제 신청 시 처벌가능성 고지 등의 제도개선이 이뤄졌다.
 
금융위는 입법예고, 규개위, 법제처 심사 등을 거쳐 오는 7월28일 개정법률 시행 전까지 하위법령 정비를 완료할 방침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정 법률의 위임사항 및 선의의 사기이용계좌 명의인 보호, 지급정지제도 악용방지를 위해 제도 개선사항 등을 시행령에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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