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매출 1조 이상 9대 대형 조선사 빚만 100조 넘어
부채비율도 470%로 급증…STX조선해양 등 3곳은 자본잠식
2016-05-29 11:50:59 2016-05-29 12:52:08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연매출 1조원 이상인 국내 9대 조선사들의 부채 규모가 100조원을 넘는 것으로 조사됐다. 구조조정의 적기를 놓쳐 부채를 눈덩이처럼 키웠다는 비판과 함께, 결국 부담은 또 다시 국민(공적자금)이 지게 됐다.
 
2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지난해 매출 1조원 이상 9대 조선사들의 연결기준 부채 총액은 역대 최대치인 102조6242억원이었다. 세계 3대 조선사인 현대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삼성중공업을 비롯해 현대미포조선, 한진중공업, 현대삼호중공업, STX조선해양, 성동조선해양, SPP조선의 지난해 말 기준 부채 합계다.
 
추세도 악화일로다. 최근 5년간 부채 변동 추이를 보면 2011년 90조5712억원에서 2012년 89조1030억원으로 소폭 줄었지만 2013년 97조9371억원으로 급증했다. 2014년 101조5388억원으로 처음 100조원을 넘어섰고, 2015년 102조6242억원으로 또 다시 불었다.
 
사별로 보면, 대우조선해양이 12조1577억원에서 18조6193억원으로 6조4617억원(53.1%) 늘어 9대 조선사 중 부채 증가폭이 가장 컸다. 같은 기간 현대삼호중공업은 4조331억원(49.7%), 현대중공업은 3조4096억원(11.1%), 현대미포조선은 3조2252억원(73%), 삼성중공업은 1조2659억원(10.8%) 늘었다.
 
올 1분기에도 전방산업 침체와 중국의 가격공세로 수주물량이 씨가 마르면서 이들 조선사의 부채는 1조원 넘게 커졌다. 특히 현대미포조선은 지난해 말보다 6900억원가량 급증했다.
 
STX조선해양. 사진/뉴스1
 
조선사들의 재무상황에 적신호가 켜진 것은 이미 3년 전이다. 2013년 평균 부채비율이 290.3%를 나타냈다. 이어 2014년 360.4%, 2015년 471.5%로 올랐다. 특히 지난해 100%포인트 넘게 부채비율이 오르며 최악의 재무현황을 드러냈다.
 
사별로는 대우조선해양의 부채비율이 2011년 270%에서 지난해 말 4265.8%로 4년새 16배나 커졌다. 지난해 말 기준 부채비율은 대우조선해양에 이어 현대미포조선 425.3%, 현대삼호중공업 372.7%, 한진중공업 332.2%, 삼성중공업 305.6%, 현대중공업 220.9% 순으로 높았다. 
 
STX조선해양은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 재무구조 개선을 통한 부채 줄이기에 나섰으나 부실 규모가 커져 자본잠식 상태에 빠졌다. STX조선의 주채권은행인 산업은행은 지난 27일 자율협약을 중단하고 서울중앙지법에 법정관리를 신청했다. 성동조선해양과 SPP조선도 2011년 이후 자본잠식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선섭 재벌닷컴 대표는 "정부와 업계, 채권단이 구조조정의 '골든타임(적기)'을 놓치는 바람에 조선업계 부실이 한층 심화되면서 국가 전체적으로 감내해야 할 출혈이 커졌다"고 지적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산업1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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