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고성능 슈퍼카가 모터쇼의 단골 손님으로 전시장을 수놓았다면 올해 부산모터쇼의 키워드는 단연 친환경차다.
지난해부터 이어져 온 일부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의 연비조작 의혹과 디젤 논란, 최근 정부의 미세먼지 감축까지 연달아 터지면서 친환경차가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부산모터쇼에서도 어김없이 하이브리드와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가 대거 선보이면서 미래 이동수단에 대한 완성차 업체들의 고민 흔적을 엿볼 수 있었다.
이번 부산모터쇼의 사전행사인 갈라 디너에서는 글로벌 완성차 업체 중 현대자동차와 메르세데스-벤츠 주요 임원이 각각 연사로 나와 ‘미래 이동수단의 기술혁신’에 대해 청중과 열띤 토론이 펼쳐졌다.
권문식 현대차 연구개발본부장 부회장은 ▲친환경 ▲안전 ▲커넥티비티 ▲모빌리티의 기술혁신을 강조했다.
특히 권 부회장은 친환경 차량과 관련해 “2018년까지 1회 충전으로 320㎞를 갈 수 있는 차를 만들고, 2020년에는 친환경 차량 28개를 내놓겠다”고 선포하기도 했다.
올초 미국의 테슬라가 발표한 보급형 전기차 ‘모델3’과 견줘도 전혀 손색이 없고, 오히려 수소전기차 등 친환경차에 대한 원천 기술은 현대차가 앞선다고 설명했다.
이를 통해 현대차는 테슬라의 공세에 적극적으로 대응해 치열한 경쟁을 펼쳐 나가겠다는 의지를 엿볼 수 있다.
벤츠 역시 알워드 니스트로 북미개발센터 CEO가 강연자로 나서 자율주행 자동차와 커넥티비티 서비스 ‘미(me)’에 대해 소개했다.
그는 “벤츠는 자율주행과 인공지능을 탑재한 차량을 목표로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6년간 엔터테인먼트와 연결하는 커넥티비티 서비스를 연구·개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벤츠는 이미 지난해 도쿄 모터쇼에서 콘셉트카 ‘비전 도쿄’를 선보인 바 있다. 이 차량은 인공지능처럼 학습능력을 갖췄고, 운전자가 없어도 되는 자율주행 차량이다.
자동차 안에 탁자와 편안한 소파, 홀로그램 디스플레이를 통해 지도와 게임, 음악 등을 실현할 수 있는 엔터테인먼트 서비스를 갖췄다.
토요타 역시 하이브리드카 보급을 통해 지구 환경에 공헌한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을 통해 전 세계 친환경차량 분야 1위를 차지하고 있는 토요타는 이번 부산모터쇼에서 수소연료전지차 ‘미라이’를 비롯해 ‘4세대 프리우스’, 초소형 삼륜 전기차 ‘아이로드(i-ROAD)’ 등을 선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다른 글로벌 완성차업체들도 관람객과의 소통을 통해 자사의 친환경차와 최첨단 기술들을 앞다퉈 소개했다.
과거 시각적 측면을 강조해 슈퍼카와 값비싼 럭셔리 자동차, 레이싱 모델 등이 주를 이뤘다면 올해 부산국제모터쇼는 미래 이동수단에 대한 완성차업체들의 고민을 관람객과 함께 소통하고, 토론할 수 있었던 의미 있는 자리였다.
김영택 기자 ykim9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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