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올 들어 물가연동국채에 대한 관심이 쏠리며 거래량이 급증한 가운데 하반기에도 물가채 인기는 지속될 전망이다. 전체 채권가격 상승 속에서도 물가채만 유독 거래량이 급증한 탓에 반영되지 않은 저평가 메리트가 여전하기 때문이다.
20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 상반기 연기금·보험사와 자산운용사는 각각 8200억원, 4200억원의 물가채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전체 순매수의 약 2.8배, 2.3배 수준으로 이런 투자흐름이 지속된다면 올해 전체 순매수 규모는 작년 대비 3배 넘게 확대될 전망이다.
특히 지난달 물가채 거래량은 이미 2조8000억원에 달해 작년 월평균대비 4배가 넘어섰다. 지난달 처음 거래되기 시작한 물가채 10월물 16-5호 역시 발행량과 거래량에서 높은 실적을 기록했고 6월 물가채 발행한도 5200억원 가운데 약 5070억원이 발행돼 시장의 관심이 쏠렸음을 확인했다. 총 거래량 또한 9990억원 수준을 기록해 기존 물가채 15-5호 총 거래량보다 높았다.
전문가들은 무엇보다 시장여건의 변화가 물가채의 채권지수 편입이라는 구조적 요인 덕분이라고 보고 있다. 일시적인 변화에 그치진 않을 것이란 얘기다. 여기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가 현실화되기까지 다소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 만큼 저평가 메리트가 큰 물가채 수요는 보다 확대될 것이란 진단이다.
오창섭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유효해 채권금리 강세는 유지되고 연내 금리저점이 나타날 전망"이라며 "하반기 물가상승 기대가 높고 소비자물가지수 상향 개편이 예견되는 만큼 물가채를 매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지난달 0.8%까지 떨어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하반기 기저효과로 인해 최대 1%대 중반으로 상승할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강승원
NH투자증권(005940) 연구원은 "상반기 물가채 강세의 주요 요인이 거래량 증가였다면 하반기에는 기저효과에 따른 물가지표 상승으로 강세 모멘텀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이같이 밝혔다. 더욱이 올해 말 예정된 물가지표 바스켓 변경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확대시킬 것이란 설명이다. 현재 물가채 BEI(국채 수익률-물가채 수익률)가 불과 0.6%p에 불과한 상황임을 감안하면 물가채 BEI의 추가 확대는 물가채에 강세 모멘텀으로 작용할 수 있어서다.
실제 최근 통계청은 소비자물가 지수의 기준연도를 2010년에서 2015년으로, 바스켓 가중치도 2012년에서 2015년도로 변경한다고 밝혔다. 물가지수가 가계의 실제 소비지출에 연동된 가중치로 변경됨에 따라 그동안 가격이 상승한 품목의 가중치는 더 높게 책정된다는 점이 물가지수를 높일 전망이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4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은행 브리핑룸에서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결과를 브리핑 하고 있다.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브리핑에서 "기준금리를 1.25%로 동결한 금통위의 결정은 전원 일치였다"고 말했다. 사진/뉴시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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