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서울시가 시각장애인을 위해 배포하는 엔젤아이즈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이 기존 민간 앱과의 차별성이 크지 않은데다 홍보도 부족해 시각장애인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
시는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 상반기 시스템 안정화 작업을 마친 엔젤아이즈 앱을 전국으로 확대한다고 9일 밝혔다.
엔젤아이즈는 시각장애인이 도움이 필요할 때 실시간 영상을 보호자 또는 자원봉사자 스마트폰으로 전송, 도움을 요청하고 보호자(자원봉사자)가 안내하는 서비스다.
시는 엔젤아이즈 앱을 통해 실시간 영상 전송, 양방향 음성통화, 우편물 내용 확인, 의약품 복약 안내, 대중교통 이용 안내 등 일상생활 전반에 도움을 주며 시각장애인의 제2의 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정작 이용 대상자인 시각장애인들은 기존에 출시된 ‘비 마이 아이즈(Be My Eyes)’ 등 민간 시각장애인 지원 앱과 큰 차별성이 없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다.
앞서 시는 지난 3월 엔젤아이즈 앱과 연동할 웨어러블(Wearable) 카메라를 무료로 제공하는 등 1:1 교육에 참가할 시각장애인 총 888명을 모집했지만, 실제 교육이 끝난 후 엔젤아이즈를 사용하는 시각장애인은 104명에 그쳤다.
시에 따르면 지난 6개월간 엔젤아이즈 앱 서비스를 사용한 시각장애인들의 평균 만족도는 11%로 다소 저조했으며, 평균 도움요청 시간 역시 10초에 그쳤다.
한국시각장애인연합회 관계자는 “시각장애인분들이 호기심에 1~2번 사용해볼 순 있지만, 웨어러블 카메라를 사용한다는 것 말고는 다른 시각장애인 앱들과 차이를 못 느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사용되는 웨어러블 기기 역시 다소 아쉽다는 지적도 나온다. 엔젤아이즈 기획 초기에 자문을 담당한 한 시각장애인은 “실제 테스트해 본 결과 영상을 촬영하는 카메라 화소가 낮아 멀리 있는 사물을 분간하는데 다소 어려움이 있었다”고 지적했다.
또 다른 이유로는 엔젤아이즈에 대한 부족한 홍보도 한몫을 했다. 시각장애인들이 정보공유 차원에서 많이 찾는 시각장애인 전용 온라인 커뮤니티 ‘아이프리’와 ‘넓은마을’에 게시된 엔젤아이즈 앱 관련 글은 단 1건에 그쳤다.
전문가들은 무조건적인 앱 개발에 앞서 시각장애인의 특수한 환경과 조건에 대한 이해가 우선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시각장애인을 위한 전문 프로그램 개발자인 한승진 실로암웹접근성지원센터 팀장은 “앱 자체의 기술 정확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시각장애인 입장에서 프로그램의 타당성과 필요성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복지관 등 관련 단체에 여러 번 공문을 보내고 했지만 입소문이 나지 않아 홍보가 잘 안된 측면이 있다”며 “앞으로 시각장애인에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IT 기술을 개발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8월13일 성북 시각장애인복지관에서 진행된 ‘시각장애인 스마트폰 활용대회’ 참가한 시각장애인들이 실력을 겨루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