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정운기자] 저축은행업계가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선보인 무이자 30일 혜택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마케팅 개발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업계가 고객 편의 증진을 위해 도입했던 의도와 달리 2금융권 고객 유입을 위한 유인책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전반으로 확산됐기 때문이다.
특히 저축은행을 이용하는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한다는 점을 이유로 저신용등급 고객혜택까지 제약을 받은 상황이어서 신용평가사들의 저축은행과 관련한 신용등급평가체계 개선도 시급한 상황이다.
10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JT친애·OK저축은행이 제공했던 무이자 30일 혜택에 대한 부정적 평가가 이어지면서 이와 관련해 검토 중이던 나머지 저축은행들도 다른 마케팅 개발을 검토하고 있지만 쉽지 않다는 입장이다.
앞서 JT친애저축은행의 경우 지난 3월 맴버십 서비스를 출시하면서 30일 무이자 우대와 파밍·스미싱 금전적 보상, 금리우대 혜택 등의 행사를 진행한 바 있다.
또 OK저축은행은 지난 7월 창사 2주년을 기념해 2개월간 신용대출·기업대출·담보대출·스탁론 등 모든상품을 대상으로 1개월 간 무이자 이벤트를 진행했다.
이에 대해 기존 고객의 경우 재대출을 통해 한달 간 무이자혜택을 누릴 수 있지만 신규고객들은 대출 이용시 신용등급이 하락해 시중은행 등 1금융권 이용이 어려워지면서 2금융권에 발목을 붙잡힐 수 있다는 부정적 평가가 확산된 것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고객들의 혜택을 확대하기 위해 무이자30일 혜택을 개발하고 제공했지만 2금융권으로 고객을 유인하는 유인책이라는 전반적 평가를 받으면서 업계의 의도와 다르게 변질돼 당혹스럽다"며 "기존 고객들까지 혜택을 받을 수 없게돼 신용등급 하락과 관련해 개선이 시급하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한달 간 이자를 면제해주는 파격적 혜택으로 고객들의 반응이 좋을 것으로 기대돼 혜택 제공에 대한 내부적인 검토를 진행했으나 철회했다"며 "마케팅 개발에 대한 고객 시각편차에 따라 혜택을 선보이기가 더욱 조심스러워진 상황"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금융기관에서 신용대출을 받을 경우 신용등급이 0.5~2등급 가량 하락한다. 시중은행 등 1금융권은 1등급 내외,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은 1.5등급 이상 떨어지는 상황이다.
저축은행업계 관계자는 "법정 상한금리가 27.9%로 인하되면서 저축은행이 과거와 달리 타 금융권과 동일한 금리로 영업을 하고 있지만 신용등급 평가체계가 개선되지 않아 이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이라며 "저소득 저신용 고객들의 혜택을 늘리기위해 기존 대출자의 금리를 소급적용하고 중금리대출 활성화에 나서는 등 노력하는 것에 비해 부정적 평가를 받아 시장 위축이 우려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같은 상황에 대해 금융당국도 저축은행을 이용할 경우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신용평가사들의 평가 체계에 대한 개선을 두고 신용평가사와 논의 중이라는 입장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신용평가사와 저축은행 이용시 신용등급이 하락하는 부분에 대한 논의가 진행 중"이라며"저축은행과 관련해 신용등급평가 체계 개선에 대한 의견을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올해 초 임종룡 금융위원장 역시 "중금리 대출 활성화를 위해 저축은행 이용에 따라 지나치게 신용등급이 하락하지 않도록 하반기 중 신용평가체계를 개선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저축은행업계가 고객 혜택 강화를 위해 선보인 무이자30일 혜택이 여론의 뭇매를 맞으면서 마케팅 개발을 두고 고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정운 기자 jw8915@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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