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용준기자] 서민 주거복지 해소를 위해 지자체가 토지를 사고, 민간사업자가 장기간 빌려 입주자가 시세보다 싼 가격으로 사는 사회주택이 오는 12월 첫 입주자를 맞는다.
서울시는 전국 최초로 추진 중인 민관공동출자형 임대주택인 ‘사회주택(Social Housing)’ 1호 ‘더불어 숲 성산’이 지난 5월 착공해 12월 입주를 목표로 공사 중이라고 13일 밝혔다.
<민간과 공공이 힘을 합치니 입주자는 싼 가격에>
사회주택은 시가 토지를 매입해 주택협동조합, 사회적기업, 비영리 법인과 중소기업 등 민간 사업자에게 30년 이상 저렴하게 빌려주고 민간 사업자가 조성, 입주자에게 저렴하게 임대·관리하는 신개념 임대주택이다.
민간 사업자가 주택을 신축하는 ‘토지임대부형’, 시의 지원으로 사업자가 노후건물을 매입, 리모델링하는 ‘리모델링형’으로 나뉜다.
사회주택 입주 대상은 1인 가구의 경우 도시근로자 가구당 월평균 소득액 70% 이하, 2인 이상 가구의 경우 100% 이하 중 모집공고일 기준으로 서울에 거주하는 무주택자다.
더불어 숲 성산(마포구 성산동 59-12)은 서울주택도시공사가 토지를 제공해 사회적경제주체인 (주)녹색친구들이 신축·임대·관리하는 ‘토지임대부 사회주택’형태다.
더불어 숲 성산은 1개 동에 원룸(15.39㎡), 투룸(30.83㎡), 복층형(37.42㎡) 등 모두 11가구로 이뤄지며, 원룸형은 임대보증금 5642만원에 월세 9만7540원을 내면 된다.
투룸과 복층형은 인근 전세 시세의 75% 수준에서 반전세 형식으로 결정됐다.
최초 계약기간은 2년이며, 자격 요건을 유지하면 2년 단위로 계약을 갱신해 최장 10년까지 거주할 수 있다.
특히, 1층에는 사회주택의 특징이라 할 수 있는 ‘커뮤니티 공간’을 조성해 입주자들의 주거공동체 활동이 가능하며, 지역주민까지 함께할 수 있는 공공공간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더불어 숲’ 지붕에는 태양광 판이 설치되고 전기차 충전 주차장도 갖추는 등 친환경 주택환경에도 앞장서고 있다.
임대료 인상률도 연 5% 이하로 제한해 ▲이사 걱정 ▲임대료 부담 ▲집주인과의 갈등 등 3가지 ‘걱정 없는 주택(Worry-free Housing)’이 목표다.
지난 11일까지 이뤄진 더불어 숲 성산 11세대에 대한 입주신청에서도 5: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였다.
전체 신청자의 82%가 34세 이하의 미혼 청년으로 주거비 부담으로 서울에 살기 어려운 청년, 신혼부부 등에게 저렴한 임대료와 장기주거가 보장되는 사회주택의 장점이 매력으로 작용했다.
입주신청 서류심사 결과는 이달 말에 발표하며, 면접을 거쳐 12월 초 최종 입주자를 선정하고 실제 입주는 12월 말부터 이뤄질 계획이다.
서울시는 1호 더불어 숲 성산 11세대를 시작으로 내년 상반기까지 8개 주택, 약 100세대를 공급할 예정이다.
지난해 7월 서울시와 사회주택 첫 사업자로 계약한 녹색친구들은 현재 마포구 성산동과 서대문구 창천동에 사회주택 1·2호인 ‘더불어 숲 성산’과 ‘더불어 숲 창천’을 진행 중이다.
다른 지역도 토지 매입을 마쳤거나 공사를 진행 중으로 입주자 모집은 각 주택별로 공정에 따라 서울주택도시공사를 통해 수시로 진행한다.
<종합지원센터, 온라인 플랫폼 등 사업성 개선에 박차>
서울시는 단순한 주택 공급 뿐만 아니라 입주자 및 입주 희망자가 정보를 공유할 수 있는 온라인 플랫폼을 올 12월 말까지 구축할 예정이다.
앞서 지난 1월에는 아직 미진한 사회주택의 보급 활성화를 위해 ‘사회주택 7대 사업성 개선대책’을 발표하고 민간 역량을 끌어내고 시민들의 이해를 돕고 있다.
지난 6월 중구 수표로 7 인성빌딩 6층에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를 개소해 건축 전문가가 상주하며, 사회주택과 공동체주택에 대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사업신청 방법부터 입주 정보까지 실질적인 상담을 진행하고 있다.
사업에 관심이 있는 예비 사업자는 물론 이미 사업에 참여 중인 사업자도 제안서 작성부터 건축시공 자문, 입주자 관리, 사업자금 대출제도 안내까지 실무적 차원의 종합 안내를 원스톱으로 받을 수 있다.
아울러 사회주택마다 커뮤니티 공간을 마련해 입주민을 물론 인근 주민 소통의 장으로 조성하고, 사회주택 확산에 따라 지역별 클러스터를 조직하는 등 주거공동체 문화를 선도할 계획이다.
온라인 플랫폼과 사회주택종합지원센터 외에도 사업성 개선을 위한 대책들도 속속들이 실행되고 있다.
사업성에 큰 영향을 미치는 토지임대료를 인하해 민간사업자의 부담을 덜고, 일괄적으로 적용되던 토지 매입단가도 지역별 편차를 적용해 현실적으로 조정한다.
또 건축비 조달과정에 이뤄지는 사회투자기금 대출 한도를 90%까지 높여 영세한 업체들도 참여 가능하도록 진입 장벽을 낮춘다.
토지 매입 과정에서 기존 노후 건축물에 대한 매입과 철거비용을 시가 우선 부담하고 이후 장기간 회수하는 방식을 도입해 사업자의 초기 자금부담을 덜 계획이다.
시는 사회주택 사업을 통해 임대주택공급 사업에 민간이 적극 참여함으로써 저렴한 임대료로 주거약자 계층이 거주할 수 있는 주택 공급을 확대하고 임대료 상승도 예방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울러 주거공동체 문화를 실현하는 데 대표적인 모델이 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공간 구성을 의무화하고 입주민은 물론 마을 주민 간의 소통의 장으로 활용하도록 할 예정이다.
한편, 영국, 스웨덴, 덴마크, 오스트리아, 독일, 미국 등 해외에서는 각 나라 실정에 맞춰 입주 요건이나 대상을 다양화해 소셜하우징(사회주택)을 운영하면서 주택의 한 형태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정유승 서울시 주택건축국장은 “사회주택의 첫 입주자 모집에서 높은 경쟁률을 보이며 청년들과 많은 시민들의 기대와 관심을 알 수 있다”며 “앞으로도 주거 부담을 낮추는 동시에 지역 주거 공동체 문화를 이끄는 신개념 모델로 자리잡을 수 있도록 공급을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오는 12월 첫 입주할 사회주택 1호 더불어 숲 성산 이미지. 사진/서울시
박용준 기자 yjunsa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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