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소불위' 사외이사 후폭풍 예고
회장-이사진 은밀한 관계 손보나
2009-12-04 16:17:05 2011-06-15 18:56:52
[뉴스토마토 박민호기자] 강정원 KB금융 회장 내정을 계기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은행권 사외이사제도가 논란이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당국은 최근 금융연구원의 은행권 사외이사제도 개선방안을 대부분 수용해 당장 다음해부터 시행할 방침이다.
 
진동수 금융위원장은 강정원 내정자가 선출된 지난 3일 사외이사 제도개선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수백조원의 자산을 쥐락펴락하는 금융그룹 회장 선임과정의 투명성과 공정성을 의심하지 않을 수 없다는 뜻으로 앞으로 금융권 최고경영자(CEO) 선출과정에 대대적인 변화가 예상된다.
 
현재 KB금융 회장은 9명의 사외이사로 구성된 회장후보추천위원회의 추천으로 주주총회에서 선출된다.
 
사외이사들이 경영진 임명권을 갖고 있기 때문에 그동안 업무적인 거래관계를 잘 쌓아왔던 강 행장으로서는 떼어논 당상이나 마찬가지.
 
이외에 이사회가 억단위 고액연봉을 자체로 결정하고 동료 사외이사들을 선출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금융그룹 회장과 이사회와의 은밀한 유착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
 
이철휘 한국자산관리공사 사장과 김병기 전 삼성경제연구소 대표가 쥐고 있던 패를 내던진것도 강 행장을 둘러싼 이사회의 권력은 바늘구멍하나 들어갈 틈이 없었기 때문이다. 
 
이철휘 사장은 최근 토마토TV와의 전화인터뷰를 통해 "다양한 중립적 의견의 외부인사 참여가 반드시 필요하다"며 "자격요건과 검증장치를 강화하는 것은 은행의 독립성과 전문성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것"이라고 전했다.
 
금융위 한 고위 간부는 은행권 사외이사제도의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 가능성을 꼬집었다.
 
그는 "외부의 간섭에서 이사진이 자유로와야 한다는 점은 인정한다"며 "하지만 회장위에 이사진이 있는 것처럼 독립경영과 달리 자체권력으로 발전하고 있는 모습은 본래 사외이사제 취지와는 다르게 변질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강정원 행장이 곡절 끝에 KB금융 차기 회장으로 내정됐지만 아직 가야할 길은 험하고 멀어 보인다.
 
뉴스토마토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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