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정신보건전문요원 파업 종료…25일 현장 복귀
"열악한 업무환경 방치 깊이 성찰…요원들 엄마 돼드리겠다"
2016-11-22 19:28:10 2016-11-23 18:59:09
[뉴스토마토 조용훈 기자] 박원순 서울시장이 고용안정과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하며 49일째 무기한 파업을 이어가던 서울시정신보건전문요원들과의 문제를 일단락 지었다. 이에 따라 보건의료노조 서울시정신보건지부 회원 200여명은 파업을 잠정 중단하고, 오는 25일 현장으로 복귀한다. 
 
박 시장은 22일 오후 5시 서울시청 3층 대회의실에서 서울시정신보건전문요원들을 만나 "(문제 해결까지) 이렇게 오래갈 줄 몰랐고, 참 쉽지 않은 과정이었다"며 "죄송하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서울시정신보건전문요원들이 얼마나 위험에 노출돼 있고, 힘든 노동을 하고 그동안 방치됐는지 성찰하는 계기였다"고 말했다. 
 
박 시장은 또 "자살을 방지하는 가장 중요한 일을 하시는 분들이 여러분이라고 생각한다"며 "여러분은 고통받는 누군가를 안아주시는 '엄마' 같은 역할을 하고 계신다"고 설명했다. 박 시장은 "엄마도 의지할 곳이 필요한데, 앞으로 제가 여러분의 '엄마'가 돼 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앞서 박 시장은 지난 21일 오전 구청장협의회장을 맡고 있는 문석진 서대문구청장과 유지현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을 만나 시가 마련한 '서울시 정신보건 노동자의 현안 해결을 위한 확약서'를 논의했다.
 
확약서에는 다음달 민간위탁기간이 끝나는 종로·용산·성동 등 자치구 8곳에서 운영 중인 정신건강증진센터의 고용안정을 위해 시가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내용과 매년 1년 단위로 쪼개기 계약을 해왔던 송파·광진·마포 등 7개 자치구의 근로계약이 갱신되도록 협력하는 내용이 담겨있다. 
 
박 시장은 또 내년 상반기까지 연구용역을 진행해 더 나은 해법을 모색하고, 다음달 10일까지 협의체를 구성해 지속적인 논의를 계속하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서울시정신보건전문요원들은 각각의 자치구별 정신건강증진센터를 운영하는 게 아니라 시가 명확한 방향성을 가지고 정신건강 사업을 이끌어 달라고 요구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박 시장은 "구의역 사고 역시 서울메트로가 해야 할 (안전분야)사업을 외주화해서 발생했다"며 "유럽처럼 공공기관 채용 숫자를 늘여야 하는데, 중앙정부에서 공무원 총액인건비 제도로 공무원 숫자를 제한하다 보니 중앙정부 정책기조가 바뀌지 않으면 힘든 부분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사업이 구청마다 따로 가기보다는 함께 갈 수 있도록 협의체 안에서 계속 논의해 나가자"고 덧붙였다. 
 
한편, 서울 내 25개 자치구 정신건강증진센터와 광역정신건강증진센터에서 일하는 정신건강전문요원 350여명은 지난 수년간 민간위탁 사업체 변경과 직영전환이 거듭되면서 일상적인 고용불안에 노출돼 왔다. 또 열악한 근무환경과 인력 부족으로 정신건강전문요원 1명이 많게는 100여명의 상담 대상자를 관리하고 있는 실정이다.
 
22일 오후 6시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박원순 서울시장과 파업에 참여했던 정신건강전문요원들이 함께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사진/조용훈 기자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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