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용훈기자] #. 서울시 은평구에 살고 있는 김모(74)씨 부부는 실내에서도 항상 두터운 외투를 입고 생활한다. 보일러가 고장이나 거실 마루에 연탄난로를 직접 설치했는데도 한기가 가시지 않기 때문이다. 김씨 부부는 정부 보조금과 기초연금을 받고 있지만 병원비와 생활비로 대부분 쓰고 있어 겨울이면 난방비가 부족하다. 이들 부부는 차가운 바람이 새는 집에서 겨울 한파에 시달릴 생각에 걱정이 앞선다.
서울시가 김씨 부부 같은 에너지빈곤층 2만가구에 난방용품을 지원하고 나선다. 에너지빈곤층은 일반적으로 소득의 10% 이상을 난방비, 전기요금 등 지출하는 가구를 말한다. 이들은 난방비가 지출이 늘어나는 겨울에 더욱 고통받고, 대부분 난방효율이 낮은 낡은 주택에 거주하고 있는 실정이다.
앞서 시가 저소득가구 3313가구를 대상으로 에너지빈곤층 실태 조사를 실시한 결과 11%에 해당하는 365가구가 단열공사, 보일러 교체, 난방텐트 등 난방에너지 관련 지원이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시는 이들 가구에 단열공사와 보일러교체 및 단열시트, 난방텐트, 방풍재, 내복, 이불 등을 지원하겠다고 6일 밝혔다.
지원물품은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을 통해 사회공헌을 위한 민간기업 후원과 시민들의 후원금으로 마련할 계획이다.
시는 우선적으로 겨울이 시작되기 전인 이번달 초까지 집중적인 난방용품 지원활동을 펼치고, 내년 2월까지 내복과 이불, 단열용품 등을 지원할 계획이다.
후원물품은 서울시에 거주 홀로 사는 노인과 한부모 가정, 장애인거주시설, 지역아동센터 아동 등을 비롯해 오랜 시간 외부에서 보내는 저소득 노인 등에 지원될 예정이다.
후원에 참여하고 싶은 시민들은 인터넷을 이용하여 손쉽게 후원할 수 있다. 포털 검색창에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을 검색해 ‘다가온 서울 캠페인’을 클릭하면 내복 선물하기, 이불 선물하기, 단열용품 선물하기 중 원하는 후원을 선택할 수 있다. 후원 금액은 5000원에서 3만원까지다. 후원은 이번 캠페인 기간 이후에도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을 통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후원 및 지원사업 추진 현황 확인은 홈페이지(www.seoulenergyfund.or.kr)를 통해 할 수 있다.
시는 지난해부터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을 통해 에너지빈곤가구 4624곳에 주택에너지효율개선과 LED조명교체, 태양광미니발전소 설치지원, 폭염대비 취약계층 지원사업 등 총 4억7900만원 지원했다.
한편, 시는 기후변화로 인한 폭염과 한파 등 이상기후가 빈번하게 발생함에 따라 이에 대비할 수 있는 ‘시민체감형 기후변화 적응 대책’도 마련할 계획이다. 아울러 시민들이 즉각 대응할 수 있는 생활체감형 대책으로 시민 피해를 최소화한다는 방침이다.
대책으로는 기후변화 인식 확산을 비롯해 지난여름 효과적인 폭염대책으로 평가받은 어르신 무더위 쉼터와 지붕에 밝은 색 자외선 차단 도료를 도색하는 쿨루프, 가로수 및 도심 녹지 확충 및 한파대비 취약지역의 대피시설 마련, 에너지 적정기술 제품개발 및 취약계층 보급 등이 포함된다.
유재룡 서울시 기후환경본부장은 “‘다(多)가(家)온(溫) 서울’ 캠페인을 통해 매서운 겨울바람으로부터 에너지빈곤층을 지키겠다”며 “시민여러분께서도 서울에너지복지시민기금을 비롯한 에너지복지 정책에 더 많이 참여해 주셔서 에너지빈곤층의 힘이 되어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겨울의 문턱을 하루 앞둔 지난달 30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쪽방촌에서 한 노인이 보온 단열시트를 들고 집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조용훈 기자 joyongh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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