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진규기자] 지난해 리먼사태로 촉발된 글로벌 금융위기를 성공적으로 극복하면서 채권시장은 외형이 급팽창하고 내실도 크게 강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채권발행 규모와 거래규모 등 모든 부문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7일 한국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말 채권 발행잔액은 1128조원으로 전년 960조원에서 17.5%가 증가해 1000조원 훌쩍 넘겼다. 이는 사상 최고치로 1000조원 시대를 연 것이다.
지난해 채권 발행량은 전년대비 290조원(64.6%) 증가한 739조2000억원을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금융채를 제외한 모든 종류의 채권 발행이 크게 늘은 가운데 특히 유동성 조절 등을 위한 통안증권 발행이 전년대비 221조1000억원(146%) 증가한 372조5000억원으로 가장 크게 증가했다.
금융위기 극복을 위한 추경재원 용도 등으로 국채 발행도 전년 60조5000억원에서 92조6000억원으로 32조1000억원(53%) 급증했다.
신용경색이 완화되면서 회사채도 A등급 이상을 중심으로 발행이 크게 늘었다. 전년 46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76조2000억원으로 63% 증가했다.
다만 금융채는 예금을 통한 자금조달이 원활해 전년 139조1000억원에서 110조9000억원으로 20% 감소했다.
발행시장 뿐만 아니라 유통시장도 활발했다.
지난해 채권 거래량은 전년대비 1586조9000억원(44.5%)이 증가한 5156조2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장외거래가 전년대비 1330조 전년대비 1330조7000억원(47.2%)가 증가한 4147조300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하면서 장외거래 비중이 80.4%로 전년보다 1.5%포인트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특히 장외거래가 전년대비 104.9% 증가한 회사채 거래량이 두드러졌다. 회사채는 전년 71조7000억원에서 지난해 146.9조원으로 증가했다.
이같은 외형성장 뿐만 아니라 내실도 강화됐다.
지난해 외국인의 국내채권 순매수 규모는 전년대비 31조2000억원이 증가한 52조4000억원으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상반기에는 국제금융위기에 따른 불확실성으로 소극적인 재정거래에 집중해 17조9000억원 순매수에 그쳤지만 하반기에는 국내외 금융시장이 안정세를 보이면서 34조5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외국인의 채권매매는 주로 통안증권 중심의 재정거래였던 것이 특징적이다.
지난해 국고채 3년물의 지표금리는 전년대비 1%포인트가 상승했지만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기저효과를 감안할 때 안정적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반면 신용경색 완화로 우량 회사채 금리는 큰 폭으로 상승했다. AA-급 회사채 금리는 전년 7.72%에서 5.53%로 2.19%포인트가 하락했다.
이에 따라 AA-급 회사채와 국고채의 스프레드도 전년 4.31%포인트에서 1.12%포인트로 3.19%포인트가 감소했다.
단기자금시장 금리도 큰 폭 하락했다.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는 전년 3.93%에서 2.86%로 1.07%포인트가 하락했다.
성인모 금투협 채권부장은 "발행잔액 1000조원, 거래량 5000조원에 진입한 지난해의 외형적 성장은 효율성, 투명성 등 측면에서 채권시장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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