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복제약 독점권 최다 확보
6개 제품 우선판매 획득…국내 68개사 12품목 참여
2017-03-29 16:07:20 2017-03-29 16:07:20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한미약품(128940)이 복제약 독점권(우선판매품목허가)을 최다 획득한 것으로 나타났다. 복제약 독점권은 오리지널 신약의 특허를 깬 후발의약품에 독점 판매 기간을 부여해 주는 제도다.
 
29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국내사 68개사가 해외 오리지널 신약 12개 품목을 상대로 특허소송에서 승소해 복제약 독점권을 부여받았다. 대표적인 품목은 BMS의 B형간염치료제 '바라크루드', 한미약품의 고혈압치료제 '아모잘탄', 릴리의 발기부전치료제 '시알리스', 노바티스의 파킨슨병치료제 '스타레보', 아스트라제네카의 폐암치료제 '이레사' 등이다.
 
한미약품이 6건으로 가장 많은 독점권을 받았다. 오리지널약을 상대로 특허 깨기 도전에 가장 활발했다는 의미다. 종근당(185750)이 4건으로 뒤를 이었다. 유유제약(000220), 삼진제약(005500), 제일약품(002620)이 각 3건, 유나이티드제약(033270), 삼천당제약(000250), 한국바이오켐제약, 알보젠코리아(002250), 다산메디켐, 한국프라임제약, 경동제약(011040), 영진약품(003520)이 각 2건 순이었다.
 
복제약 독점권은 2015년 3월 국내 시행된 제도다. 2012년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체결에 따라 유예 기간을 거쳐 국내 제약 부문에 새롭게 도입됐다. 오리지널약에 대한 특허도전에 적극적인 업체에 시장 선점 기회를 주겠다는 게 제도 도입 취지다. 독점권을 받기 위해선 가장 먼저 특허소송을 제기해야 한다. 단 최초 소송일을 기준으로 14일 이내 접수한 제약사들도 자격 대상에 포함된다. 첫 소송이 제기되면 다른 제약사들도 줄줄이 소송에 합류하고 있는 것이다. 이로 인해 1개 신약에 적게는 2개, 많게는 20여개사가 공동으로 독점권을 받게 됐다. 
 
특허소송을 제기한 국내사들이 최종 승소시에는 9개월 동안 독점 기간을 받을 수 있다. 해당 기간 동안 경쟁사 복제약들은 판매할 수 없다. 동일한 의약품이 쏟아지는 복제약 시장 특성상 선진입은 제품 성패를 좌우한다. 의료진과 환자는 기존 의약품을 좀처럼 바꾸지 않는 보수적인 복약 패턴을 보이기 때문이다. 복제약 독점권이 시장 선점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치게 된다는 의미다.  
 
환자들도 다양한 치료제를 제공받을 수 있다는 게 이점이다. 이들 신약의 특허는 길게는 2025년까지 남아 있다. 오리지널 신약을 개발하면 특허권자는 새로운 물질(물질특허), 성분 배합법(조성물특허), 용법(용도특허) 발명 등에 대한 특허를 등록한다. 특허 존속기간은 출원일로부터 최대 20년이다. 국내사들이 특허를 깨고 복제약 시판 시기를 앞당겼다는 설명이다.
 
국내사들의 특허도전이 활발해 복제약 독점권 품목은 계속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의약품 특허목록집이 만들어진 2010년 이후 2017년까지 특허소송은 3072건이 제기됐다. 전체 건수에서 88%가 제도 시행 전후인 2014년(247건), 2015년(1990건), 2016년(479건)에 몰렸다. 상당수가 소송 공방이 진행 중이다.
 
업계 관계자는 "복제약 독점권은 국내 제약업계의 R&D를 촉진하고 복제약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어 긍정적"이라며 "앞으로도 독점권을 부여받은 제품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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