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출범 한 달을 경과한 문재인 정부의 인사가 속속 이뤄지는 가운데 18개 주요 정부부처(신설되는 중소벤처기업부 포함) 중 아직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은 곳에 어떤 인물이 오게 될지를 놓고 관심이 모아진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기간 중 내놓은 ‘내각의 30%를 여성으로 채우겠다’는 약속이 지켜질지도 관심사다.
12일 현재 통일부·미래창조과학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농림축산식품부·여성가족부 장관 인선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최근 발의한 정부조직 개편안 통과를 전제로 할 때는 중소벤처기업부까지 모두 7개 장관 자리가 남은 셈이다. 청와대 측은 이들 자리의 인선 시기를 묻는 질문이 나올 때마다 “검증이 끝나는 대로 발표할 것”는 답을 반복하는 중이다.
청와대의 함구에도 불구하고 여의도 정치권에서는 장관 적임자에 대한 설왕설래가 이어지고 있다. 통일부 장관에는 학자인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부총장 또는 민주당 송영길·우상호·홍익표 의원 등 정치인 기용 가능성이 함께 거론되는 중이다. 미래부 장관에는 이상목 전 미래부 1차관과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광연 교수, 포스텍 염한웅 교수 등이 물망에 오른다. 이 중 원 교수는 지난 대선기간 중 문 대통령 측 싱크탱크인 정책공간 국민성장에 참여했으며 염 교수는 문 대통령이 직접 영입한 인물이다.
산업부 장관에는 우태희 산업부 2차관과 조환익 한국전력 사장, 오영호 전 코트라(KOTRA) 사장 등이 거명된다. 이중 조 사장은 전날 서울 서남부지역에서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자 "정전의 모든 책임은 한국전력에 있다"며 빠른 사과에 나서기도 했다. 농림부 장관 후보로는 이준원 현 차관과 김인식 전 농촌진흥청장 등이 하마평에 오르고 있다.
남은 자리에 몇 명의 여성이 내정될지도 주목된다. 지금까지 인선된 11개 부처의 장관 중 여성은 3명(외교부 강경화·국토교통부 김현미·환경부 김은경)이다. 문 대통령의 ‘여성 30%’ 공약을 지키기 위해서는 적어도 2~3곳에 여성을 추가로 인선해야 한다.
이 중 여가부의 여성 장관은 확실한 상황이다. 김대중 정부 시기인 지난 2001년 여성부가 신설된 후 한명숙 초대 장관을 시작으로 여가부 장관은 전원 여성이 임명되어 왔다. 실제 정치권에서는 대선기간 중 민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역임한 권인숙 명지대 교수의 입각설이 유력하게 떠돌고 있다. 문 대통령은 지난 3월 권 교수 영입 기자회견 당시 “저는 페미니스트 대통령이 되겠다고 했지만 부족한 점이 많을 것”이라며 “(권 교수가)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여성정책의 든든한 동지가 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복지부 장관의 경우 서울대 의대 교수 출신으로 노무현 정부에서 청와대 사회정책수석을 지낸 김용익 전 의원이 유력 후보로 계속 회자되는 가운데 민주당 여성의원에게 기회가 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김상희·남인순 의원 등이 그 후보다.
일각에서는 여성 30% 비율 공약을 지키려다 정작 필요한 인재가 배제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내놓고 있다. 이른바 ‘5대 인사원칙’ 후유증으로 후속 인사가 늦어지고 있다는 후문이 들리는 가운데, 성별까지 인사에 발목을 잡는 요소가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문재인 대통령(왼쪽 두번째)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무위원들과 오찬 간담회가 열린 청와대 인왕실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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