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재홍기자] 초대형 투자은행(IB)은 자본시장 정책 중 가장 중요하다고 평가 받는다. 우선 자기자본 금액이 4조원이 넘어야 하며, 이를 충족시키는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삼성증권, 한국투자증권, KB증권 등 상위 5개사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국내 증권업계를 이끌고 있는 증권사들의 경쟁력을 키워 대형 증권사들은 물론 중소형 증권사의 발전을 이루고자 하는 것이 초대형 IB 육성방안의 목적이다.
그동안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초대형 IB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 당초 6월까지 인가 작업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과는 달리 이번주에야 증권사들이 인가 신청을 하기 때문이다.
이때문에 초대형 IB 인가가 빠르면 9월, 최악의 경우 연내 출범도 힘들다는 전망까지 나왔다. 증권사들도 당국의 구체적인 방향을 알 수 없다 보니 준비 과정에서 답답함을 토로했다. 조기 대통령 선거로 인해 정권이 바뀌면서 혼선은 더욱 심해졌다.
그러나 정부가 3일 금융위원장 인사를 발표함으로써 초대형 IB도 다시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는 과거 재정경제부(현 기획재정부)에서 국제금융국 국장 등을 거치면서 국제금융 전문가로 인정받는데다가 이후 금융위 상임위원, 금융감독원 수석부원장 등을 역임하면서 금융 분야 현안에도 해박하다는 점에서 초대형 IB 추진에 적임자라는 평가다.
금융당국은 작년 8월 초대형 IB 육성을 위한 제도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당시 당국은 세계경제의 규모가 커지면서 대규모 프로젝트 사업이나 인수합병(M&A) 중개 등을 통한 기업들의 글로벌 진출에 대한 지원 필요성이 높아지고 있는 추세를 감안했다고 밝혔다. 또한 국내 증권사들은 적극적으로 모험자본을 공급하기에는 위탁매매 영역에 머물고 있어 IB 경쟁력이 크게 뒤쳐졌다고 언급했다.
현재 국내 대형 증권사의 자본규모는 4조~7조원대로 20조원대인 일본 노무라, 중국 중신증권 등 아시아 주요 증권사보다 현저하게 차이가 난다. 초대형 IB 출범을 통해 국내 리딩 증권사를 육성하고 나아가 국내 증권업 전반의 발전과 경쟁력 향상을 이뤄야 하는 시점이다.
최근 국내 증시의 상승으로 올해 증권업계 전반적으로 실적이 작년에 비해서는 개선되고 있다. 그러나 국제 경쟁력 관점에서는 부족한 점이 많으며, 가야 할 길이 멀다. 또한 더 이상 주식 중계를 통한 영업으로는 생존에 한계가 다가오고 있으며, IB와 M&A 등 다양한 분야의 역량이 절실하다.
이번 금융위원장 인선으로 초대형 IB에 대한 불확실성은 걷히고 정책 추진의 가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최종구 금융위원장 후보자의 향후 정책 추진을 통해 국내 증권사들이 ‘우물 안 개구리’가 아니라 글로벌 플레이어와 경쟁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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