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해훈기자] 국민의당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19대 대통령 선거 당시 공명선거추진단장이었던 이용주 의원이 26일 검찰에 참고인 신분으로 출석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후 3시48분쯤 서울남부지검에 출석한 자리에서 "대선 과정에서 이유미 제보 조작 사건으로 많은 실망을 드린 점에 대해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무것도 모른 채 제보자로 지목됐던 두 분에 대해서는 다시 한번 더 사과 말씀을 드린다"며 "그뿐만 아니라 본의 아니게 피해를 본 문재인 대통령과 문준용씨에 대해서도 이 자리를 빌려 사과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새 정치, 올바른 정치를 하라고 많은 국민이 국민의당에 지지와 성원을 보내줬다"며 "이번 사건으로 인해 국민이 받은 충격과 실망에 대해서는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고 말하면서 머리를 숙였다.
또 "하지만 저희는 국민을 결코 속이려고 하지 않았다"며 "제보 과정에 조작된 증거가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알지 못했다"고 일축했다. 이 의원은 "그렇지만 더이상 구구한 말로 변명하지 않겠다"며 "책임질 일에 대해서는 분명히 책임지겠다. 큰 힘에 대해서는 큰 책임이 따른다고 한다"고 전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진상이 밝혀지도록 알고 있는 그대로를 검찰에 말하겠다"며 "검찰에서도 법과 원칙에 따라 공정한 수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이 의원은 이번 사건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 시작된 이후 처음으로 소환된 현역 의원이다. 이 의원은 지난 대선 당시 각종 제보에 대한 보고를 받은 후 내용을 검증해 공개 여부를 결정했던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으면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특혜 입사 의혹을 담은 음성·사진 파일 등 자료가 조작된 증거를 알고도 묵인했거나 해당 의혹이 공개되는 과정에서 이를 제대로 검증하지 않았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서울남부지검 공안부(부장 강정석)는 공명선거추진단 수석부단장이었던 김성호 전 의원과 공명선거추진단 부단장이었던 김인원 변호사를 각각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한 후 이 의원에 대한 소환 여부를 검토해 왔다. 이와 관련해 검찰은 지난 6일 이 의원의 보좌관 김모씨를 참고인으로 조사하고, 8일 법원으로부터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아 김씨의 휴대전화를 확보한 후 공명선거추진단 활동 과정에서 주고받은 내용을 확인했다.
앞서 검찰은 준용씨의 파슨스스쿨 동료를 자처한 익명 제보자의 음성변조 녹음 파일과 카카오톡 캡처 화면을 조작해 사진 파일을 제작한 후 이준서 전 국민의당 최고위원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는 당원 이유미씨를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지난 14일 구속기소했다. 이씨로부터 제보 자료 받아 공명선거추진단에 전달하는 등 조작을 묵인 또는 지시한 혐의를 받고 있는 이 전 최고위원은 12일 같은 혐의로 구속됐다.
'제보조작' 부실 검증 의혹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이 26일 서울 양천구 서울남부지방검찰청으로 출석하며 국민의당 제보조작에 대해 사죄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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