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홍연 기자] 인천본부세관장 인사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기소된 고영태씨 재판에 채택된 증인이 신변위협 등을 이유로 불출석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재판장 조의연) 심리로 10일 열린 첫 번째 공판기일에서 검찰은 "증인으로 출석 예정이었던 김수현 전 고원기획 대표가 전일 신변 위협을 느껴 증인 보호 프로그램이 있으면 보호받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며 "방청객 등이 위해를 가할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 신문을 미뤄졌으면 좋겠다고 했다"고 설명했다. 김 전 대표는 고씨와 류상영 전 더블루케이 부장 등의 대화가 담긴 '고영태 파일'을 녹음한 당사자다. 이에 따라 김 대표에 대한 증인신문은 내달 8일로 연기됐다.
재판부는 이에 "피고인과 증인, 변호인 등 사건 관계인에게는 법정 안에서는 물론이고 어떤 위해를 가해서도 안 된다"며 "법원에서는 퇴정할 때 다른 출입구를 이용토록 하고, 증인 출석을 보호하고 지원할 증인관지원 제도를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검찰에도 증인의 신변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조치를 당부했다.
고씨 측 변호인은 이날 혐의를 모두 부인하는 종전 견해를 유지했다. 변호인은 "세관장 취임 후 추천 대가로 200만원 상품권을 받은 사실은 인정하나, 봉투째 받아 안에 내용물을 몰랐으며 바로 최순실씨에게 전달했다"며 "청탁 대가로 2200만원을 받은 사실도 전혀 없다"고 주장했다.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 운영과 관련해 돈을 지원한 혐의에 대해서도 돈은 보낸 사실은 인정하지만, 사설 경마사업 투자 명목이 아니라고 설명했다.
고씨는 2015년 인천본부세관 이모 사무관으로부터 본인 인사와 선배 김모씨를 인천본부세관장으로 승진시켜 달라는 청탁과 함께 2200만원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또 주식 투자금 명목으로 8000만원을 빌렸다가 갚지 않은 혐의(사기)와 불법 인터넷 경마 도박 사이트를 공동 운영한 혐의(한국마사회법 위반) 등도 받고 있다. 최근 고씨는 법원에 보석을 신청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다음 재판은 오는 25일 오후 두시에 열린다.
인천본부세관장 인사 청탁과 함께 금품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고영태씨가 10일 오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첫 공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홍연 기자 hongyeon122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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