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산업계 전반에 4차 산업혁명이 화두인 가운데 일자리 감소 여부는 노동자들이 우려하는 문제다. 지난해 스위스 다보스포럼(세계경제포럼)에서 발표된 ‘직업의 미래’ 보고서는 4차 산업혁명으로 향후 5년 동안 500만개 이상의 일자리가 줄어들 것으로 예측하기도 했다. 이런 가운데 4차 산업혁명에서 기업은 새로운 영역을 발굴해 고용 유지·창출을 꾀해야 하고, 노동자는 변화에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4차 산업혁명에서 자주 논의되는 주제인 스마트팩토리는 공장의 생산량 조절·시스템 관리의 자율화, 산업간 연결 등을 기반으로 한다. 이러한 스마트팩토리가 인력 감축을 목표로 하는 자동화를 상징하며 일자리 감소로 이어진다는 비판의 시각이 있다.
민관합동 스마트공장추진단장인 박진우 서울대 산업공학과 교수는 이에 대해 기우라고 단언한다. 박 교수는 최근 중소기업 관련 포럼에서 “기존 외국인 노동자로 국내 일자리가 줄어든 부분이 4차 산업혁명으로 우리나라 고용 창출로 이어진다는 관점으로 생각할 필요가 있다”며 “일자리를 유지하려면 스마트공장으로 바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기존 제조업 기반 회사가 경비 감소를 목적으로 공장을 외국에 두고, 외국인 노동자를 채용했다면 4차 산업혁명에서는 외국 생산을 국내 생산으로 돌려 국내 일자리 증가로 이어진다는 관점이다.
스마트팩토리에서 자주 언급되는 아디다스의 ‘스피드팩토리’는 일자리 감소가 아닌 고용 유지 또는 고용 창출의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 아디다스 스피드팩토리의 목표는 개인 맞춤형 신발을 공장인 아닌 숍에서 생산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다. 소비자가 원하는 소재, 디자인, 색상 등으로 주문을 넣으면 2~5시간 내에 운동화를 만드는 식이다. 김은 한국ICT융합네트워크 상근부회장은 <4차 산업혁명과 제조업의 귀환>에서 “아디다스는 소매상에게 운동화를 제공하는 대신에 브랜드, 운동화 제조 3D 프린터 및 로봇, 운동화를 만드는 데 필요한 자재에 대한 비용을 받는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비즈니스 모델이 바뀔 수 있다”며 “독일에서는 3D 프린터 및 로봇을 만드는 인력에 대한 수요가 증대돼 일자리가 오히려 늘어날 수 있다”고 말했다.
스마트팩토리로 자동화가 되면 한 사람이 여러 직무를 하게 돼 일자리가 줄어들 수 있는 반면 독일처럼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하는 과정에서 쌓은 데이터를 기반으로 사업 기회를 만들어 새로운 일자리를 창출하는 사례도 있다.
김중진 한국고용정보원 연구위원(미래직업연구팀)은 “개별 근로자 쪽에서는 누군가는 스마트팩토리로 부정적인 영향을 받게 되므로 실제 자신에게 어떤 영향이 있는지 살펴보면서 직무 재교육 등으로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회사 쪽은 스마트팩토리에 따라 근로자들한테 비전을 제시하고 새로운 일자리는 직무분석을 거쳐 일자리를 재배치 하는 등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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