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올해 최저임금이 큰 폭으로 인상되면서 중소상공인들의 부담이 커질 것으로 우려되는 가운데 정부가 대형유통업체들이 이를 분담할 수 있도록 했다.
8일공정거래위원회는 최저임금 인상 등으로 인해 공급원가가 상승할 경우, 납품업체가 대형유통업체에 대해 납품가격을 증액을 요청할 수 있는 권리를 부여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는 5개 유통분야 표준계약서를 개정했다.
5개 유통분야는 ▲백화점·대형마트 직매입 ▲백화점·대형마트 특약매입 ▲편의점 직매입 ▲온라인쇼핑몰 직매입 ▲TV홈쇼핑 등이다.
공정위는 지난해 8월 유통분야 불공정거래 근절대책을 발표하고, 표준계약서 개정을 과제로 선정하기도 했다.
올해 최저임금은 작년 6470원에서 7530원으로 16.4%가 인상됐다. 이 때문에 납품업체들의 인건비 부담이 증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정위 관계자는 "납품업체의 상품 공급원가가 증가하는 경우 대형유통업체가 그 비용을 제대로 보전해주도록 하는 것에 그 취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개정 표준계약서에는 계약기간 중 최저임금 인상, 원재료가격 상승 등으로 인해 상품의 공급원가가 변동되는 경우 납품업체가 대형유통업체에게 납품가격을 조정해 달라고 신청할 수 있도록 명시했다.
이에 따라 조정 신청을 받은 대형유통업체는 10일 이내에 납품업체와 협의를 개시하도록 계약서는 규정하고 있다. 만약 양 당사자 간에 합의가 성사되지 않으면 공정거래조정원에 설치돼 있는 분쟁조정협의회를 통해 납품가격 조정이 이뤄지게 된다.
공정위는 관계자는 "유통분야 사업자단체, 납품업체 단체 등과 협력해 개정 표준계약서의 사용을 적극 권장하고, 대형 유통업체들이 개정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는지를 확인해 공정거래협약 이행 평가에 반영함으로써 제도 개선의 실효성을 담보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표준계약서는 거래상 지위가 상대적으로 약한 납품업체의 권익보호를 위해 공정위가 보급한 계약서다. 표준계약서를 사용하는 유통업체는 공정위와 맺은 공정거래협약의 이행 평가에서 우대를 받게 된다. 협약 이행 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유통업체는 공정위의 불공정행위 직권조사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고려되는 등 불이익을 받게 된다.
유통업계도 작년 11월 '자율 실천방안'을 통해 올해 상반기 중으로 개정 내용을 계약서에 반영하겠다고 선언하기도 했다.
지난해 11월 한국공정거래조정원에서 열린 유통업계 대표와 간담회에서 앞서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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