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황인표기자] 금융당국이 금융사별로 예금보호한도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고려중이다.
26일 금융위원회 관계자에 따르면 "은행과 보험, 증권, 저축은행 등 예금자 보호대상 금융상품을 취급하는 금융회사의 성격이 다른데 똑같이 원리금 5000만원까지 보호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금융권역별 특성을 감안, 보호한도를 차등화하는 방안을 중장기적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부도위험이 낮은 은행의 예금보호한도는 1억 원으로 높이고 부도 위험이 높은 저축은행은 3000만 원으로 낮추는 식이다.
이 관계자는 "은행등이 예금보호제도에 의지, 예금을 받고 소비자도 부실 우려가 있는 금융회사에 돈을 맡기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야기한다"며 "이로 인해 예금보험기금의 적자가 커지면 국민 부담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 7일 금융연구원과 자본시장연구원, 보험연구원이 공동 발표한 금융위원회 용역 보고서인 '금융선진화를 위한 비전 및 정책 과제'에서도 예금보험기금 내 저축은행계정의 손실이 2조원 이상인 반면 보험료 수입은 2400억원에 불과해 불균형 문제가 제기됐다.
부실 저축은행의 잇따른 파산으로 예금보험공사가 5000만원 이하 예금을 대신 지급함에 따라 예보기금 내 저축은행 계정이 바닥났고, 은행 등 다른 금융권역 계정으로 손실을 메우고 있는 것이다.
금융기관 부실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예보의 관리, 감독 기능을 강화하는 방안도 추진되고 있다.
예보와 금융감독원의 공동검사를 활성화하고, 금융당국이 부실 금융회사에 적기시정 조치를 내리는 과정에 예보가 참여하도록 하자는 것이다.
금융위는 또 예금보호 대상 금융상품 범위를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은행이 판매하는 주가연계예금(ELD)은 현재 보호대상이나 성격이 비슷한 증권사의 주가연계증권(ELS)은 보호대상이 아니고, 종금사 종합자산관리계좌(CMA)은 보호를 받지만 증권사가 판매하는 CMA는 보호를 받지 못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이다.
금융당국은 중장기적으로는 예금보호 대상을 열거주의에서 포괄주의로 전환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현재 예금보호법은 예금보호대상과 비보호대상 상품을 나열하고 있는데 신상품이나 복합금융상품이 도입될 때마다 법령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금융연구원은 용역보고서에서 "보호대상 상품을 포괄적으로 규정해 새로운 상품도 보호받을 수 있도록 하고, 보호대상을 규정할 때 '예금 등'의 명칭보다는 해당 금융상품의 유형을 설명하고 예시를 드는 방식으로 보호대상을 명확히 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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