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강명연 기자] "도심에서 떨어진 매장 방문이 힘든 고객들이 이케아를 더 쉽게 만날 수 있도록 도심형 매장을 확대할 계획이다."
글로벌 홈퍼니싱기업 이케아의 예스페르 브로딘 CEO(최고경영자)는 19일 이케아 고양점에서 첫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를 갖고 "방한 후 도심을 둘러보면서 이케아가 한국 소비자들에게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을 거라고 판단했다"며 "대형 플래그십 매장도 계속 늘려가겠지만 멀리서 찾아오기 힘든 고객들을 위해 다양한 접점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간담회에 배석한 안드레 슈미트갈 이케아코리아 대표는 "이케아가 한국에 진출한 이후 팝업스토어 '헤이홈' 형태로 도심에서 고객들을 만났는데 이를 발전시켜서 가장 좋은 방법을 찾아낼 계획"이라며 "CEO가 방한에서 고객 접점을 늘릴 방안을 숙제로 던졌다. 현재 운영 중인 두 개의 매장 외에 더 많은 사람들이 이케아를 경험할 수 있도록 방안을 마련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의 소비시장이 온라인 중심으로 변하고 있는 있는 점을 감안해 이커머스 진출도 서두르겠다고 밝혔다. 슈미트갈 대표는 "한국의 온라인 시장은 세계 7위 규모로 진출 초기부터 디지털 플랫폼에 대해 고민했다"며 "온라인과 오프라인 매장에서 고객들에게 어떤 소비 경험을 제공할지를 두고 고려할 부분이 많지만 현재는 이번 회계년도 안에 선보이려고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도심형 매장이 대형매장 규제에 따른 대안 차원이 아니냐는 질문에 슈미트갈 대표는 "도시 인구가 점점 많아지고 있다는 점에서 소비자들이 이케아를 쉽게 방문하도록 하는 전략을 세우는 것"이라고 말했다. 제 2의 골목상권 침해 논란이 일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광명점 개점 당시 지역 소상공인들이 위협을 느꼈지만 결과적으로 홈퍼니싱에 대한 관심이 확대되며 10~20% 매출 신장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조사됐다"며 "도심형 매장 역시 '메기 효과'로 상권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케아가 집안에서 즐거운 생활을 보내는 것을 강조한 결과 다양한 분야에 대한 소비자 관심을 증폭시킬 수 있었다"며 "몇 년 뒤에는 이케아가 라이프스타일 이노베이터라고 불리기를 기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케아는 2014년 한국에 진출한 이후 국내 홈퍼니싱 시장 성장을 주도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케아코리아의 작년 회계년도(2016년9월~2017년8월) 매출은 3650억원, 방문자는 650만명에 달했다. 2016년 회계년도에는 전 세계 350여개 매장 가운데 광명점이 매출액 1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 문을 연 고양점 매출이 포함되는 올해는 더욱 큰 폭의 성장이 예상된다.
슈미트갈 대표는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것이어서 긴장했는데 1위 소식을 듣고 매우 기뻤다"며 "특히 스웨덴 미트볼을 스웨덴 사람보다 좋아한다고 할 수 있을 만큼 호응이 높아서 홈퍼니싱 제품뿐만 아니라 스웨덴 문화도 쉽게 받아들여준다고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외국에 비해 한국에서 제품 가격이 비싸거나 서비스가 부실한 지적이 있다는 데 대해서는 "이케아가 설립 초반부터 최근까지 소비자가 매장에서 제품을 사가지고 간 뒤 집에서 조립하는 방식을 추구했기 때문에 서비스에서 미흡한 부분을 인식하고 있다"며 "새로운 고객들은 바쁜 일상에서 조립할 시간이 부족한 등의 제약이 많기 때문에 이러한 점을 개선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브로딘 CEO는 한국 내 투자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이케아는 지속 가능성과 자원 순환에 관심을 갖고 있는 동시에 디지털부문에도 적극 투자할 예정이기 때문에 이케아와 가치관이 잘 맞고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업체가 있다면 투자할 의향이 있다"며 "구체적인 계획은 아직 없지만 한국의 선진 기술을 글로벌 시장에서 선보일 가능성도 열어놓고 있다"고 말했다.
이케아 창업자인 고 잉바르 캄프라드의 선임 비서관을 역임했던 브로딘 CEO는 "회장이 별세하기 몇 달 전 조언을 구했더니 장기 비전을 생각하되 단기적으로 빨리 실행하라는 얘기를 해줬다"며 "이케아 설립 이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지속가능한 제품을 제공하겠다는 미션을 지켜나가는 동시에 향후 3년 동안 변화를 추구해나가겠다"는 포부를 남겼다.
이케아의 예스페르 브로딘 CEO는 19일 이케아 고양점에서 첫 방한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에서 도심형 매장을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사진/이케아코리아
강명연 기자 unsai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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