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아파트 도색, 미세먼지 잡는 페인트로
SH공사, 광촉매 도료 사용한 '공기정화 아파트' 시범시공
2018-10-30 15:17:45 2018-10-30 15:18:00
[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국내 최초로 아파트 벽면에 특수 페인트를 발라 미세먼지를 제거하는 정책을 시행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는 광촉매 페인트를 아파트 외벽에 칠하고, 외벽 저층부에는 벽면 녹화를 실시한 '공기정화 아파트'를 지난 22일부터 30일까지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에 시범시공했다고 밝혔다.
 
광촉매는 빛과 촉매의 합성어로, 이산화티타늄이라는 물질이다. 광촉매는 빛을 받으면 초미세먼지의 원인이 되는 질소산화물·황산화물 등을 분해해 인체에 무해한 물과 이산화탄소로 바꾼다.
 
일본·독일·이탈리아에서는 이미 상용화가 된 기술이지만, 한국에서는 비용 문제로 개발이 지지부진하다가 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해진 뒤 올해에야 국토교통부의 연구사업 대상이 됐다.
 
광촉매 페인트는 크게 세라믹계와 시멘트계로 나뉜다. 세라믹계는 일반 수성 페인트와 구분이 가지 않을 정도로 질감이 부드러운 대신에, 미세먼지 제거량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 시멘트계는 반대로 질감이 거친 대신에 미세먼지 제거량이 세라믹계의 2배 이상이다.
 
이번 시범시공 대상은 40세대로, 광촉매를 칠한 면적은 950㎡다. 시범시공으로 1년에 줄어드는 초미세먼지가 3.57kg으로, 나무 100그루 심는 효과가 날 것이라는 예측이다.
 
또 그동안 발목을 잡았던 비용 문제도 해결이 될 것이라고 SH공사는 설명했다. 현재 광촉매 페인트로 시공할 경우, 1㎡마다 3000~4000원의 비용이 더 들어가지만, 2년 뒤 폐슬러지 광촉매 개발 등 기술 발전이 더 진행되면 2000원 이하로 떨어지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한 세대가 추가로 부담할 금액은 10만원 이하 정도로 전망된다.
 
SH공사는 6개월 동안 저감효과를 모니터링한 뒤 관리 및 건설하는 아파트로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SH공사가 관리하는 아파트만 19만5000호다.
 
공사는 또 도료 말고도 여러 수단을 동원해 건설 공사장에서 비산먼지 발생을 방지하고 있다. 나대지를 녹화해 비산먼지 발생을 줄이고, 건설현장 경계에 설치하는 가설펜스 녹화를 통해 미세먼지 흡수효과와 함께 공사장 주변의 도시 미관도 개선했다. 공사차량 진출입으로 인한 비산먼지 방지를 위해 분진흡입 청소차를 상시 운영 중이다.
 
이외에도 차량 출입으로 미세먼지 농도가 높은 아파트 출입구 등에 미스트 분사 시스템을 시범 조성해 주거단지로의 미세먼지 유입을 저감할 예정이다.
 
김세용 SH공사 사장은 "이제까지 미세먼지에 대한 대비는 마스크를 쓰거나 대중교통을 이용하는 정도였는데, 이번에는 기술로 접근하려 한다"며 "서울 시민 건강에 도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서울주택도시공사(SH공사)가 서울 노원구 상계마들아파트에서 광촉매 페인트 시범시공을 선보이고 있다. 사진/신태현 기자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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