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청와대는 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과 관련해 별다른 진척이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만 북한의 공식답변이 올 경우 언제든지 대응할 수 있도록 준비하는 ‘정중동’의 모습이다.
윤영찬 청와대 국민소통수석은 이날 오전 출입기자들에게 문자를 보내 “지금까지 진척된 상황이 없고 발표할 것도 없다”고 말했다. 또 북한 선발대 방남여부에 대해서도 “별다른 징후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도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지금까지 북한으로부터 연락 온 게 없다”며 “지금 (언론 등이) 청와대만 쳐다보고 있는 게 더 부담스럽다. 차분하게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에 충분한 메시지는 간 상황”이라며 “그들도 (김 위원장이) 답방한다면 여러 고려할 사항이 많기에 우리도 담담히 기다리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우리가 준비할 수 있는 부분은 하겠지만 시점이 언제가 될 것이라고 예측해 못을 박고 할 상황은 아니다”라고 부연했다.
그러면서 “전혀 예측이 안 되기에 구체적인 준비를 못 하고 있다”며 “프레스센터 준비를 못 하고 있어 갑자기 온다고 결정되면 프레스센터 없이 치러야 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다. 호텔(예약)도 한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 관계자는 ‘연내 답방을 위해 북한이 언제까지 회신을 해야하는가’라는 질문에 “그런 것은 없다”면서도 “(연내 답방이 힘들 경우) 확실히 사인이 온다면 알려드릴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또 ‘김 위원장 방남 직전이나 당일 발표할 수도 있는가’라는 질문에는 “어떻게 발표될지는 지금으로서는 알 수 없지만, 우리 체계가 숨기다가 갑자기 오는 것이 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보안상) 구체적인 동선이야 이야기를 못 하겠지만 ‘온다, 안 온다’ 자체를 어떻게 이야기 안 할 수 있겠는가”라고 덧붙였다.
한편 청와대 측이 김 위원장의 숙소 호텔과 프레스센터 확보에 난색을 표하면서,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이 성사되더라도 ‘당일치기’가 되는 것 아니냐는 전망이 힘을 얻는다. 이 경우 남측 여론이 크게 호응할 수 있는 밀도 높은 일정을 소화할 가능성이 높다.
일각에서는 김 위원장이 성남 서울공항을 통해 내려와 문재인 대통령과 동행해 자유한국당 등 보수진영이 요구하고 있는 현충원 참배를 하는 것 아니냐는 예상이 나온다. 국회 연설도 자연스레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이후 문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및 만찬 등의 일정을 소화하고 북한으로 복귀할 수도 있다.
7일 오후 청와대 사랑채 앞에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담긴 그림 작품이 설치돼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