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이성휘 기자] 조만간 있을 2차 북미 정상회담에서 비핵화협상이 진정될 경우 남북간 각종 교류협력 사업에도 물꼬가 트일 전망이다. 북한의 영변 핵시설 폐기 또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일부 폐기와 대북제재 완화 등 미국의 상응조치 맞교환 가능성이 제기되는 가운데 현실화 여부가 주목된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우리는 더이상 핵무기를 만들지도 시험하지도 않으며 사용하지도 전파하지도 않을 것을 선포하고 여러 가지 실천적 조치들을 취해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미국에 대해 “약속을 지키지 않고 우리 인민의 인내심을 오판하면서 제재·압박에 나선다면 ‘새로운 길’을 모색하지 않을 수 없게 될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6·12 싱가포르 북미 공동성명에 명시된 비핵화 목표를 준수할 것임을 다시금 강조하면서 미국이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한 것이다.
이런 가운데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북한과의 대화에서 우리는 앞으로 나아가고 있다”고 밝힌 점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FP)도 이날 “국무부가 인도적 지원에 대한 일부 대북제재를 완화하기로 결정했다”고 보도하며 미 행정부 내 바뀐 기류를 보여줬다.
유엔(UN) 안전보장이사회 등을 통한 국제사회의 대북제재가 수차례에 걸쳐 강화되면서 우리 정부가 북한과 독자사업을 펼치는 것은 불가능하다. 철도연결 등 일부 사업의 경우 제재 예외로 해야한다는 의견이 있지만 힘을 받지 못한다. 문재인 대통령도 지난 10일 신년 기자회견 전 발표문에서 “북한의 조건 없고 대가 없는 재개 의지를 매우 환영한다. 이로써 개성공단·금강산관광의 재개를 위해 북한과 사이에 풀어야 할 과제는 해결된 셈”이라면서도 “남은 과제인 국제 제재문제의 조속한 해결을 위해 미국을 비롯한 국제사회와 협력해 나가겠다”고 언급했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빅딜' 내지는 '스몰딜'을 통해 명시적인 제재 완화·면제가 이뤄질 경우 파급력은 클 것으로 보인다. 제재 완화 1순위로는 개성공단·금강산 관광 재개가 꼽힌다. 북한은 물론 우리 정부와 기업의 관심도 큰 사안이다. 이외에 남북 정상이 합의한 각종 교류협력 사업 역시 한층 힘을 받을 전망이다. 다만 제재 완화·해제에 초점을 맞추고 있는 북한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 차이가 큰 만큼 연락사무소 설치 등 최소한의 합의에 그칠 가능성도 있다는 분석이다.
2차 북미 정상회담 개최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4차 서울 남북 정상회담으로도 자연스럽게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은 남북관계 발전과 한반도 비핵화, 실질적 평화체제 구축을 위한 가장 중대한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당초 김 위원장은 지난해 9월 평양 남북정상회담에서 문 대통령에게 ‘연내 서울 답방’을 약속했지만 북미 간 협상이 진전되지 못하면서 끝내 무산됐다.
김 위원장은 서울 방문 의지가 매우 강하다는 후문이다.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별보좌관은 지난 5일 팟캐스트방송 '유시민의 알릴레오'에 출연해 "지난해 9월19일 옥류관 오찬 때 옆에 앉은 북한 통일전선부 핵심인사에 물었더니 '김영철 통일전선부장을 포함해 모든 사람들이 말렸는데 김 위원장이 결단을 내려서 간다고 그랬다'고 했다”고 소개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지난 11일(현지시간) 백악관 캐비닛룸에서 열린 국경 치안 관련 지역사회 지도자들과의 토론회 중 참석자의 발언을 들으며 웃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이성휘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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