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우찬 기자] 11일 오후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에 따르면 비트코인의 시가총액은 약 104조9600억원, 이더리움(이더)의 시가총액은 약 20조6960억원입니다. 1비트코인은 600만원가량에, 1이더는 20만원가량에 거래되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비트코인이 이더리움보다 수십배 좋은, 혹은 투자할 만한 암호화폐일까요?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암호화폐 시가총액 1, 2위로 암호화폐 세계의 맏형들인데요. 어쩌면 블록체인보다 비트코인, 이더리움이 더 유명한 단어일지도 모릅니다. 블록체인이 널리 알려지게 된 것도 암호화폐 비트코인, 이더리움 역할이 매우 큽니다.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어떤 차이를 지니고 있을까요. 비트코인은 블록체인 생태계에서 쓰이는 암호화폐 혹은 코인의 이름입니다. 암호화폐이자 디지털자산인 비트코인의 목적은 지불수단으로 쓰이는 것입니다. 그런데 지난해 암호화폐 광풍이 불면서 원래 목적과는 달리 비트코인이 주로 투자 혹은 투기의 수단으로 활용된 점은 아쉬운 대목입니다.
다시 강조하자면 비트코인의 본질은 지불수단 혹은 금융거래에 있습니다. 비트코인을 화폐로 쓰는 곳이면 어디든 서비스, 상품을 소비하고 나서 지불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이더리움은 어떨까요? 이더리움 네트워크에서 쓰이는 암호화폐 또는 디지털자산이 이더입니다. 이더는 금융이나 서비스·상품 거래를 위해 사용되는 것을 넘어서서 디앱(DApp·Decetralized Applications), 즉 탈중앙화된 앱을 운영하기 위한 지불수단 역할이 좀 더 강화됐다고 보면 됩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가 2G폰이라면 이더리움 생태계는 3G 내지 5G 폰으로 표현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에서는 전화·문자(금융결제)만 가능하다면, 이더리움에서는 전화·문자뿐만 아니라 영화도 보고 게임도 하는 등의 다양한 앱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비트코인에는 암호화폐를 보관할 수 있는 '지갑' 주소만 있지만, 이더리움에는 지갑 이외에 앱을 저장하는 '계약서' 주소가 있습니다.
요컨대 이더리움에서 이더는 개발자들이 디앱을 만들고 운영하도록 동기부여를 하는 지불수단이라는 뜻입니다.
블록체인 전문가들은 이더리움을 비트코인보다 더 우수한 블록체인으로 평가하는데요. 그 이유는 다름 아닌 자원 이슈와 관련이 있습니다. 비트코인 네트워크의 약점 중 하나는 채굴(Mining·암호화폐 거래내역을 기록한 블록을 생성한 대가로 암호화폐를 보상받는 행위) 과정에서 컴퓨팅 파워를 최대화하기 위해 막대한 전기를 사용한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반면 이더리움의 경우 개발자 스스로 블록체인을 만들 필요가 없습니다. 스마트 컨트랙트(계약 실행을 검증하는 컴퓨터 프로토콜)를 활용하면 되기 때문입니다. 네트워크에 연결돼 있는 컴퓨터만 있으면 개발자가 앱을 실행하며 다양한 응용 프로그램을 개발할 수 있습니다. 이더리움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Vitalik Buterin)은 스마트 컨트랙트를 대중화해 블록체인 기술 확산을 이끌고 있는 인물로 평가받고 있습니다.
총 발행량에도 차이점이 있습니다. 비트코인의 총 발행량은 2100만개로 한정돼 있는데, 현재 약 1700만개 발행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이더리움은 총 발행량이 없습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의 총 발행량을 제한하지 않는 게 가치 안정화에 도움이 될 것으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이우찬 기자 iamrainshin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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