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위임지분증명(DPoS·Delegated Proof of Stake)은 원래 블록체인 합의 알고리즘의 한 방식이죠. 이 방식을 채택하고 있는 암호화폐들은 이오스와 스팀, 비트쉐어, 테조스, 보스코인 등이 있습니다. 그런데 DPoS 방식을 채택한 암호화폐들이 거래소의 새로운 수익모델로 부상하고 있어 관심을 끕니다. 최근 거래소들은 스테이킹(staking) 기능을 포함해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 노드 운영을 위임받고 이를 통한 수익 일부를 보상하는 서비스들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물론 거래소에게도 이런 서비스를 통해 수익이 돌아가게 됩니다.
사실 DPoS 방식 자체가 권한을 위임할 대표자를 선출하는 방식입니다. 암호화폐 소유자들이 각자의 지분율에 따라 투표권을 행사해서 대표자들을 꼽습니다. 이렇게 권한을 위임받은 대표자들이 합의해서 의사결정을 내리는 것입니다. 국민의 대표로 국회의원을 뽑고 의회를 구성해 중요한 사항들을 결정하게 하는 대의 민주주의 제도와 유사합니다. DPoS 방식을 채택한 대표적인 암호화폐 이오스는 블록체인 네트워크에서 21명의 대표 노드를 선정, 이들에게 새로운 블록을 생성할 수 있는 권한을 줍니다.
거래소들이 위임지분증명(DPoS) 방식을 채택한 암호화폐들의 수익 보상 서비스를 선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렇기 때문에 DPoS는 효율적인 방식으로 꼽힙니다. 소수의 대표 노드들이 합의해 거래내역을 승인하면 되기 때문에 처리속도가 빠릅니다. 이더리움이 평균 20TPS(초당 트랜잭션수)를 처리한다면, 이오스는 3000TPS를 처리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또 대표 노드가 잘못 행동하거나 효율적으로 작업하지 않을 경우 즉시 퇴출되고 다른 대표가 선출될 수 있습니다. 물론 투표 참여가 적으면 소수 노드들에 의해 블록체인 생태계가 좌지우지될 가능성도 있습니다. 이런 점도 현실 정치의 대의 민주주의와 유사합니다.
이달 초 코인원은 블록체인 기반 결제 프로젝트인 테라의 암호화폐 루나(Luna)를 상장했는데, 테라 메인넷인 콜럼버스가 DPoS 방식을 채택하고 있습니다. 루나 지분량에 따라 순위를 매긴 상위 100개 노드가 테라의 거래를 검증하는 업무를 수행합니다. 그리고 코인원은 자사 수익 보상 서비스인 코인원노드에 루나 스테이킹 서비스를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루나를 보유한 코인원 이용자들은 스테이킹과 위임 활동에 참여하고 보상을 지급받을 수 있습니다. 앞서 코인원은 DPoS 방식을 채택한 테조스와 아톰에도 코인원노드 서비스를 제공했습니다. 코인원뿐 아닙니다. 글로벌 거래소들인 미국의 코인베이스, 중국의 바이낸스 등 최근 코인원노드와 유사한 스테이킹 서비스들을 추가하고 있습니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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