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2040년 35%로 확대…원전 축소 현실화
산업부,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 확정…석탄발전 신규 금지
2019-06-04 11:27:47 2019-06-04 18:10:05
[뉴스토마토 이진성 기자] 정부가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까지 확대한다. 또 원자력발전소는 노후원전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방식으로 점진적으로 감축하고, 미세먼지의 주범인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은 금지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정부가 4일 2040년까지 재생에너지 비중을 30~35%까지 확대하고 노후화 된 원자력 발전소의 수명을 연장하지 않는 에너지기본계획을 확정했다. 신고리 2호기와 1호기.사진/뉴시스
 
산업통상자원부는 4일 국무회의를 개최하고 이러한 내용의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2019~2040)을 심의·확정했다. 에너지기본계획은 5년 주기로 세우는 에너지 분야 최상위 법정계획으로 중장기 에너지 정책의 비전과 전략을 담고 있다.
 
계획의 핵심은 현재 7∼8% 수준인 재생에너지 발전 비중을 2040년까지 30∼35%로 늘리는 안이다. 미세먼지 온실가스 배출이 없고, 국내에서 생산돼 국가에너지 안보에 기여할 것으로 판단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의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수력제외)이 2040년에는 28.6%에 이를 것이란 전망이 고려됐다. 35%까지로 못 박은 배경에는 이를 넘어설 경우 재생에너스 출력 급변동 시 출력제한 및 백업 설비(ESS, 가스설비 등)의 비용이 급증할 수 있어서다. 소비 측면에서는 산업·수송·건물 등 부문별 수요 관리를 강화해 에너지 수요를 18.6% 줄이고, 소비효율을 38%수준 개선하는 안도 담겼다. 
 
산업부 관계자는 "기술발전 수준 등 미래 환경변화 가능성을 고려햇다"면서 "재생에너지 출력변동성 대응을 위해 신재생 통합관제 시스템 구축과 유연성 설비 확충 등을 추진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2차 계획 당시 2035년까지 비중 11%로 확대한다는 방침 보다 무려 세 배 수준 높아진 규모라는 점에서 실현 가능성에 의문이 제기된다. 에너지 업계 한 관계자는 "전망이 현실을 반영하지 못할 경우 얼마나 유연하게 대응할 수 있느냐의 문제점이 따른다"면서 "가령 태양광은 삼림훼손 문제나 산사태 문제, 풍력은 소음 문제로 주민 수용성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에너지 요금 인상에 대한 문제도 거론된다. 정부는 이번 계획에서 장기간에 걸쳐 값싼 원자력 발전의 점진적 감축과 석탄발전소 신규 건설 금지 등을 내세웠는 데, 이를 보완할 대책은 구체적이지 않다. 정부는 노후원전 수명 연장을 금지하고, 원전 건설은 신규로 추진하지 않는 방식을 비롯해 신규 석탄발전소 건설 금지, 노후 석탄발전소 폐지 혹은 액화천연가스(LNG) 등 친환경연로로 전환을 내세웠다. 
 
친환경 에너지로 전환하면 사실상 요금 인상이 불가피한데, 이를 소비자가 받아들일 수 있을 지는 미지수다. 정부는 주택용 계시별 요금제와 녹색요금제, 수요관리형 요금제 등의 도입으로 가격을 합리화 해 최소 인상을 목표한다는 계획이지만, 값싼 에너지인 원전 축소를 비롯해 올해 1분기 한국전력이 연결기준 6299억원 적자를 내는 등의 현실을 고려하면 국민 부담이 대폭 커질 수밖에 없는 실정이다. 
 
한전 산하 한국전력경영연구원 관계자는 "신재생에너지 비중이 높은 국가는 발전비용·부담금 비중이 높게 나타난다"면서 "재생에너지를 지원하기 위한 부담금은 지속 확대되는 추세”라고 밝혔다. 우리나라 전기요금 구조를 보면 발전 부문이 차지하는 비율이 75.3%로, 주요 7개국의 평균(40.6%)보다 크게 높다는 점에서 에너지 전환 정책을 더욱 신중하게 추진해야 한다는 설명이다. 
 
세종=이진성 기자 jinle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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