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자영기자] 지난 23일 미국 워싱턴에서 열렸던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가 마무리됐다.
관심을 끌고있는 은행세 도입문제는 각국의 의견차이로 합의점을 이루지 못했다.
위안화 절상, 출구전략 등 논란이 되고있는 현안들에 대해서도 구속력 있는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지만 금융·경제 개혁에 대한 필요성을 재확인하며 G20은 프리미엄 포럼으로의 위상을 확고히 했다.
이번 회의는 우리나라가 2010년 G20의장국으로서 첫번째로 개최한 장관급 회의다.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은 회의를 주재하며 각국 재무장관, 중앙은행 총재들과 △세계경제 현황 진단 △금융규제 개혁 △에너지 보조금 △국제금융기구 개혁·개발·글로벌 금융안정망 등에 대해 논의했다.
◇'은행세 도입'은 "6월에 다시 얘기합시다"
금융위기때 투입된 공적자금을 금융기관이 부담하도록 하는 '은행세'에 대한 구체적인 합의는 이루지 못했다.
미국, EU등 대부분의 선진국은 은행세 도입에 긍정적이었지만 일본, 캐나다, 신흥 이머징 국가 등은 반대입장을 보였다.
그러나 G20은 '은행시스템의 복구 비용은 금융회사들이 부담하고, 과도한 리스크 부담행위는 억제한다' 등과 같은 기본요건에 대해 합의했다.
은행세와 관련한 구체적인 사항은 오는 6월 재무장관회의에서 다시 논의하기로 했다.
◇"세계경제 빠른 회복, 출구전략은 국가별로 다르게"
회의에 참가한 각국은 세계경제가 예상보다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는데 뜻을 같이했다.
그러나 G20 참석자들은 "지역별로 차이가 있고, 여전히 많은 지역에 실업률이 높다"며 "상황에 따라 차별화된 정책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출구전략과 관련해서는 "국가별 상황에 맞게 '신뢰할 수 있는 출구 전략'을 을 세워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공조를 강조했던 과거의 입장에서 한 발 물러선 것으로, 공조 원칙을 유지하되 국가별로 차별화 된 출구전략을 유연하게 시행하자는 의미로 풀이돼 이미 금리인상을 시작한 호주, 인도 등과 경기회복세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중국, 한국 등의 이머징 마켓의 출구전략의 시행시기가 빨라질 수 있어 귀추가 주목된다.
이밖에도 G20은 피츠버그에서 합의한 에너지 보조금 합리화 문제를 재합의하고, 금융안정망의 정책대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하는 등 각종 글로벌 이슈들에 대한 기본적인 합의를 재확힌했다.
◇'G7 → G20' 국제경제 프리미엄 포럼 전환
이번 회의를 계기로 G20은 국제경제협력에 관한 프리미엄 포럼으로서의 위치를 확고하게 다졌다.
기존 G20재무장관 회의는 IMF/WB 춘계회의에 맞춰 열리는 임시회의의 성격이었지만, 이제 코뮤니케(정상선언)를 발표하는 등 주요공식회의로 성격이 변화했다.
반면 주요 7개국(G7) 재무장관회의는 코뮤니케와 기자회견을 생략해 비공식회의로 전환됐다.
특히 우리나라는 G20의장국으로서의 첫 장관급 회의를 맞아 이슈노트 작성, 장차관 회의 진행, 코뮤니케 작성 등 다양한 역할을 소화했다
윤증현 장관은 G20회의의 의장을 맡아 국가간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하는 이슈들을 중재하고, 코뮤니케 문안을 조정하기도 했다.
특히 우리나라가 주도하는 글로벌 금융안전망 구축을 코뮤니케에 반영해 G20 주요 의제로 공식화하는데 성공했고, 금융 소외계층 포용 등 신흥국들을 위한 의제도 포함시켰다.
정부는 이번 회의를 통해 "우리나라가 2010년 G20의장국으로서 글로벌 리더십을 본격화했다"며 "이는 11월 정상회의의 성공적 개최를 위한 디딤돌이 될 것"이라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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