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뷰티 및 패션 업체들이 백화점보다 면세점에서 매장을 오픈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중국 등 해외 관광객의 접근성이 높은데다, 매장 운영비가 상대적으로 적어 해외 수출 시험대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면세점이 왕홍 초청 '라이브 쇼 페스티벌'을 진행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5일 업계에 따르면 새로운 브랜드를 알리는 채널이 과거 백화점에서 면세점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 간다.
면세점이 신규 브랜드 론칭의 장으로 부상하는 데는 해외 관광객의 접근성이 높아 수출에 유리하기 때문이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올 상반기 국내 면세점 매출은 11조원을 넘어 반기 최고 기록을 달성했다. 이에 중국 등 해외에 직수출하기에 앞서 면세점을 통해 사전 반응을 테스트하는 시험대로 부상했다. 아울러 백화점은 단독 브랜드 위주로 운영돼 BI(Brand Identity) 작업 등 비용이 높지만, 면세점은 편집숍 형태로 들어갈 수 있어 부담이 적은 것도 이점이다.
한 화장품 업계 관계자는 "백화점 대신 면세점 단독으로 오프라인 매장을 운영하는 브랜드가 적지 않다"라며 "수출을 염두에 두는 등 중국에서 입소문이 나서 잘 되기를 바라는 경우 면세에 집중한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MLB'의 화장품 부문 사업을 전개하는 에스고인터내셔널은 'MLB 코스메틱'의 오프라인 매장을 면세점 위주로 운영하고 있다. 중국에서 'MLB'의 인지도가 높은 만큼 해외 시장을 공략하기 위해서다. MLB 코스메틱은 지난 6월 신세계면세점 명동본점과 강남점 입점을 완료했고, 국내 소비자를 대상으로는 온라인몰에서 판매를 진행한다. MLB코스메틱 관계자는 "MLB코스메틱은 글로벌 뷰티 브랜드를 지향한다"라며 "향후 중국 진출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역으로 면세점에서 이름을 알려 백화점으로 유통망을 확장하는 사례도 있다. 국내 스트리트 패션 브랜드 '아크메드라비'는 올해 1월 면세점에 첫 오프라인 매장을 오픈해 월 300억원의 매출고를 올리는 브랜드로 성장했다. 중국인 관광객으로부터 인기를 끌면서 롯데면세점 등 3대 면세점에서 오프라인 사업을 전개했고, 최근에는 백화점에 팝업스토어를 오픈하며 유통망을 넓혔다. 화장품 브랜드 '제이엠솔루션'도 지난해 중국 인플루언서 '왕훙' 마케팅 및 국내 면세점 매장 운영으로 인기를 얻으며, 역으로 국내 시장에서 이름을 알렸다.
이에 최근에는 국내외 대기업들도 면세점과 접촉면을 넓히기 시작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6월말 롯데면세점 명동본점에서 업계 최초로 VIP 고객 초청행사를 진행해 자사 브랜드의 제품을 알렸다. 해외 화장품 업체 '에스티 로더'도 신라면세점과 협업을 통해 화장품 브랜드 '크리니크' 고객과 인플루언서를 초청해 팝업스토어 행사를 개최했다.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 그룹의 자회사 '켄도'와 팝스타 '리한나'가 합작으로 론칭하는 '펜타 뷰티'는 오는 9월 국내 면세점에서 첫 사업을 시작한다. 면세점 업계 관계자는 "최근 뷰티 브랜드의 면세점과의 협업 요청이 많아지고 있다”며 “협업을 통해 고객 혜택이 강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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