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전 사장 "김성태, 딸 채용 직접 청탁"

"계약직 채용 후엔 이석채와 식사하며 '잘 부탁한다'" 정규직 청탁 취지

[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채용비리 혐의로 기소된 KT 임직원들의 재판에서 자유한국당 김성태 의원이 직접 딸 채용을 청탁했다는 취지의 증언이 나왔다.

 

서울남부지법 형사합의13부(재판장 신혁재)는 27일 KT 이석채 전 회장과 서유열 전 홈고객부문 사장, 김상효 전 인재경영실장, 김기택 전 인사담당상무보 등에 대한 업무방해 혐의 6차 공판기일을 열었다.

 

공동피고인이면서 이날 증언대에 선 서 전 사장은 "2011년 김 의원이 '딸이 스포츠체육학과를 갓 졸업했는데 KT 스포츠단에서 경험 삼아 일할 수 있게 해달라'고 말했다"고 증언했다. 이어 "계약직이라도 검토해서 맞으면 인턴, 계약직으로 채용해 달라고 KT 스포츠단에 전달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덧붙였다.

 

서 전 사장은 이후 김 의원의 요청으로 이 전 회장과 함께 저녁 자리를 가진 사실도 언급했다. 서 전 사장에 따르면 2011년 당시 저녁 식사 자리에서 김 의원은 "딸이 신분에 관계없이 일하는 것 자체를 정말 좋아하고 열심히 하고 있다"고 말했다. 서 전 사장은 "계약직으로 있으니 잘 부탁한다는 취지였고 이에 회장님이 제게 잘 챙겨보라는 뜻으로 말한 걸 기억한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의 딸 김모씨는 2011년 4월 KT 경영지원실 KT 스포츠단에 계약직으로 채용된 후 하반기 대졸 공채를 통해 이듬해 정규직으로 입사했다. 이와 관련해 이 전 회장은 수사기관에서 서 전 사장이 독단으로 김 의원 딸의 정규직 전환을 결정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서 전 사장은 "회장님의 지시를 받지 않고 인재실장에게 그런 지시를 할 수는 없다"며 "제 양심을 걸고 그런 것은 할 수가 없다"며 부인했다.

 

KT 임원들은 2012년 신입사원 공개채용에서 부정채용 총 12명을 부정채용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중 이 전 회장은 김 의원 등 유력 인사들 청탁을 받고 상반기 대졸 공채에서 3명, 하반기 공채에서 4명, 같은 해 고졸 채용에서 4명 등 총 11명의 부정채용을 지시한 혐의를 받는다. 나머지 1명은 김 전 실장과 김 상무보의 범행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 의원 역시 딸 부정채용 자체가 국회의원 직무와 관련한 '뇌물'로 인정돼 뇌물수수 혐의로 기소됐다. 그 외 검찰이 확인한 채용비리 연루 유력인사로는 정영태 전 동반성장위원회 사무총장, 김종선 전 KTDS 부사장, 성시철 전 한국공항공사 사장 및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장의 장인 손모씨 등이 있다.

 

20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한 김성태 자유한국당 의원이 권미혁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2019.08.20.

 

최서윤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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