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응태 기자] 우버이츠가 2년 만에 사업을 철수하면서 빈자리를 차지하려는 딜리버리 업체들의 경쟁이 불붙었다. 이커머스 업체들이 속속 딜리버리 시장에 진출하면서 기존 배달앱과의 경쟁에 불이 붙을 관측이다.
배달원들이 거리 퍼레이드를 진행하고 있는 모습. 사진/뉴시스
2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17년 국내 시장에 진출한 우버이츠가 내달 사업을 종료하면서 관련 시장이 재편될 것으로 예상된다.
우버이츠의 공백을 메우기 위한 이커머스 업체들의 딜리버리 사업 확대가 두드러질 전망이다. 우선 사업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업체는 쿠팡이다. 쿠팡은 지난 5월 '쿠팡이츠'의 베타 서비스를 출시해 강남 3구(강남, 송파, 잠실)에서 음식 배달을 시작한 데 이어, 서울 17개구와 용인 수지, 기흥 등으로 배송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특히 쿠팡이츠는 우버이츠와 비슷한 UX(User Experience)와 배송 시스템을 갖추고 있는 만큼, 우버이츠 고객들을 상당수 흡수할 것으로 보인다. 두 업체는 기존 배달앱과 달리 최소주문금액을 없애고, 일대일 주문으로 빠른 배송을 내세웠다. 또한 실시간으로 배달 담당자의 이름과 위치를 확인할 수 있는 점도 닮았다. 쿠팡은 이커머스 사업을 토대로 배송 서비스 강화가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체인 ‘위메프’와 ‘티몬’ 역시 최근 딜리버리 서비스에 뛰어들면서 고객 확보에 나섰다. 위메프는 지난 4월 '위메프오'라는 명칭의 앱을 출시해 배달 시장에 진입했다. 현재는 시범 서비스로 강남구, 서초구, 강서구, 양천구 등 4개 구에서 진행하고 있다. 위메프오는 입찰식 광고를 배제하고 최저 수수료를 책정했으며, 배달 서비스 이외에 픽업 서비스만으로도 활용할 수 있는 게 이점으로 꼽힌다. 아울러 지난 7월에는 편의점 배달서비스 '나우픽'과 제휴해 24시간 배달을 실시하는 등 딜리버리 서비스를 강화하고 있다.
티몬은 후발주자로서 오프라인 매장 '티몬팩토리'에서 물건을 1시간 이내에 배송 받을 수 있는 딜리버리 서비스 '티몬팩토리 익스프레스'를 도입했다. 티몬은 배달대행 서비스 '부릉'과 협업을 통해 티몬에서 판매하는 상품을 오전 11시부터 저녁 9시까지 배송해준다. 티몬 익스프레스는 티몬에서 판매 중인 특가상품을 빠르게 배송 받을 수 있는 게 특징이다. 티몬 관계자는 "집에서 급하게 물건이 필요한 고객들에게 유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이커머스 업체들이 배송 시장에 뛰어드는 데는 고객을 확보하는데 도움이 될 뿐만 아니라, 배송 서비스를 통해 얻은 수익을 재투자해 단가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커머스 업체들 최저가 보상제를 도입하는 등 가격으로 승부수를 던지기 위해 할인쿠폰을 붙이거나 실시간 가격 조정을 실시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다양한 사업에서 얻은 수익은 장기적으로 원가 경쟁력을 높이는 토대가 된다.
한편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국내 배달앱 시장의 결제 규모는 지난 2015년 1조5064억원에서 지난해 3조원을 돌파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앱분석기업 와이즈앱이 '배달앱 카드결제 금액'을 조사한 결과 지난 7월 결제 금액은 6320억원을 돌파했다. 이는 지난해 1월 결제금액의 114% 증가한 수준이다. 향후 수년 내 10조원 이상으로 배달앱 시장규모가 커지면서 업체들의 각축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김응태 기자 eung102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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