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나윤주기자] KBS가 지난달 말 무료 지상파 디지털 플랫폼 'K-뷰'의 명칭을 '소리소문 없이'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공모했다.
내용인즉슨, 4월21일부터 30일까지 K-뷰의 명칭을 공모해 6월 중 당선작을 발표하고, 당선작에게는 LCD TV 등의 부상을 제공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K-뷰가 시행되는 데 필요한 정부의 사업 승인절차도 없이 우선 명칭부터 정하고 보는, 다소 절차상 이해하기 힘든 수순을 밟고 있어 KBS의 공모 의도가 석연치 않아 보인다.
K-뷰는 멀티모드서비스(MMS ; Multi Mode Service)를 이용한 지상파 다채널방송서비스라고 할 수 있다.
멀티모드서비스란 신호압축기술로 디지털방송(HD) 1개 주파수 대역(6㎐)을 쪼개 1개의 HD방송과 3~4개의 SD·오디오 및 데이터 방송을 내보내는 것으로, 채널이 늘어나기 때문에 방송통신위원회의 인허가가 필요하다.
지난해 5월 EBS가 MMS 허가를 방통위에 신청했으나, 매체 환경과 형평성 등을 이유로 방통위가 불허한 바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K-뷰' 사업과 관련해 KBS와 협의되거나 승인해 준 것이 없다고 밝혔다.
KBS가 그 명칭을 공개적인 국민 공모를 통해 정함으로써 국민들에게 마치 K-뷰 사업이 승인이 돼 곧 시행될 것이라는 오해를 불러일으킬 소지도 있어 문제다.
이같은 KBS의 태도에 대해 방통위는 "사업자(KBS)의 사업구상 중 하나일 뿐"이라는 입장이다.
방통위 관계자는 "현재 KBS의 K-뷰 명칭 공모는 상식적으로 볼 때 바람직하지는 않으나, 정부가 안 된다고 막을 법적 근거도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관계자는 "KBS의 세부적인 사업계획은 시기상조"라면서, "K-뷰가 되기 위해서는 ▲멀티모드서비스(MMS) ▲추가 주파수 할당 문제 ▲3D 방송 등에 관련된 정부의 정책 결정이 선행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K-뷰의 모델이 된 영국의 프리뷰에 대해서는 "유료방송 매체가 거의 없던 시기에 만들어진 것으로, 이를 모델로 삼기에는 우리와 방송환경이 다르다"면서 "지상파를 통한 다채널 방송이 적합한 것인지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K-뷰'에 대한 방통위의 입장은 디지털 방송 전환을 촉진하고, 저소득층 가정에 원활한 방송 서비스가 가능하도록 하는 두 가지 목표 하에, "올해는 무료 디지털방송서비스 제공방식을 검토하는 단계"이다.
방통위는 "KBS가 언제 K-뷰 사업 관련 허가 신청을 해올지 모르겠으나 검토가 더 필요해 신청이 들어오더라도 지금 당장은 KBS가 원하는 답이 나오기 어렵다"고 밝혔다.
뉴스토마토 나윤주 기자 yunj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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