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서윤 기자] 최근 태양광 발전 원가가 화석연료 발전 원가와 같아지는 ‘그리드패러티’에 도달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향후 동남아와 중동 등 개발도상국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14일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의 ‘2019년 3분기 태양광산업 동향’ 보고서에 따르면 2017년부터 최근 3년간 세계 태양광 시장에서 개도국 비중이 큰 폭으로 증가해 올해는 40%를 넘어설 전망이다. 베트남, 말레이시아 등 동남아 시장과 UAE, 이집트 등 중동시장이 본격적인 성장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다.
특히 베트남의 경우 전년도 설치량은 169메가와트(MW)에 불과했으나 올해는 연말까지 총 5기가와트(GW)가 설치될 것으로 예측된다. 중동 시장은 세계최저 수준의 태양광 발전단가를 바탕으로 대규모 태양광 프로젝트가 개발되고 있어 차세대 시장으로 부상, 지역 수요를 잡기 위한 기업 간 경쟁이 치열해질 전망이다.
미국과 중국을 포함한 8개국 비중은 2015년 82%를 정점으로 줄고 있다. 올해는 사상 처음으로 60%를 하회한 58%가 될 전망이다. 물론 비중이 줄었을 뿐 수요 절대치 증가세는 견고하다. 올해 미국 태양광 수요는 전년대비 15%이상, 독일과 프랑스 등 유럽 주요국도 10% 이상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은 보조금 삭감으로 예상보다 부진해 올해 설치량은 40GW를 하회할 것으로 보이는데, 미국의 올해 설치량 예상치가 12.5GW인 것에 비교하면 3배가 넘는 규모다.
태양광발전이 그리드패러티에 도달하면서 선진국에 한정돼 있던 수요가 개도국으로 확산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보고서는 “향후 동남아가 세계 태양광 수요의 중심축으로 부상할 전망”이라며 “개도국 시장 개척의 중요성이 한층 커질 것으로 예상돼 현지 상황별 대응 전략 마련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특히 “자금조달이 어려운 개도국의 경우 최적의 금융수단 제공으로 현지 개발수요에 대응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 발췌
자료/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 보고서 발췌
시장 확대로 인한 태양광 기업들의 실적 개선도 기대된다. 보고서는 “올해 3분기 기준 모듈 선도기업의 생산용량이 130GW, 후발기업 설비용량이 70GW로 약 200GW이나, 후발기업 가동률이 50% 미만으로 추정돼 유효 설비용량은 160GW였다”며 “내년 세계 태양광 수요 140GW를 기준으로 공급과잉률이 120%미만으로 떨어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기술 역시 발전해 단가 하락을 가속화할 전망이다. 다결정 태양전지 중심 태양광 수요가 단결정 태양전지로 빠르게 전환, 내년에는 단결정 고효율 태양전지 수요가 절반을 넘을 전망이다. 업계도 이에 대응하고 있다. 한화케미칼은 전날 진행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3분기 기준 지역별 생산 비중이 중국은 모노(단결정)·멀티(다결정) 9대 1이고, 한국은 전량 모노. 말레이시아 1대 9, 미국 7대 3”이었다며 “연말까지 말레이 6대 4, 중국은 ‘전량 모노’를 목표로 생산라인을 추가 전환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보고서는 “올해 태양광 모듈 생산용량도 중국의 론지솔라가 15GW, 징코솔라가 10.GW, 한화큐셀이 10.7GW 등 10GW를 넘어선 대형 태양광 기업들이 탄생하면서 향후 세계1위 기업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최근 태양광 발전 그리드패러티에 도달하는 지역이 늘어나면서 향후 동남아와 중동 등 개도국이 시장의 중심으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사진은 전북 새만금에 설치된 수상 태양광 발전소 모습. 사진/뉴시스
최서윤 기자 sabiduri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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