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극적 대비로 막을 수 있는 '난임'
국내만 매년 20만명 진단…37세 이후 난소 잠재력 급감
2019-11-19 06:00:00 2019-11-19 06:00:00
[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결혼과 출산이 삶을 살아가는 데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국내에서만 매년 약 20만명 이상이 난임 진단을 받을 만큼 생각보다 쉽지 않은 것이 아이를 갖는 일이다. 통계적으로 배우자가 있는 여성의 12.1%1년 이상 피임을 하지 않았음에도 임신이 안 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으며, 결혼을 늦게 할수록 난임을 경험하는 비율이 높다. 특히 난임은 정서적 고통으로 이어져 개인과 가족의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와 가족 구성원들의 지지가 필요하다.
 
여성 난소의 잠재력은 37~38세를 기준으로 급격히 떨어진다. 때문에 최근에는 늦은 결혼시기나 가족계획 등으로 임신시기가 늦을 것을 예상하고 난소의 노화 전 난자나 배아를 냉동해 미래의 난임을 대비하는 부부들도 많이 늘었다.
 
박현태 고려대학교 안암병원 산부인과 교수는 "암 치료 등으로 미래에 임신이 어려워질 상황이 있다면 난자 냉동이 추천된다"라며 "배우자가 있는 경우에는 배아냉동을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성공률도 더 좋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난임의 특별한 원인을 발견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라며 "건강한 음식을 먹고 있는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있는지, 적절한 운동을 하는지, 스트레스여부 등 부부의 생활습관을 점검해볼 필요도 있다"라고 덧붙였다.
 
여성 쪽 원인은 배란이 잘 안되거나 나팔관 폐쇄나 유착, 난소의 예비력 저하, 자궁내막증, 자궁의 질환 등 여러 가지 원인이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초음파, 혈액검사, 나팔관 조영술 등을 기본적으로 시행하고 경우에 따라 추가적인 검사를 시행한다. 남성 쪽 문제는 정액검사로 비교적 간단히 검사할 수 있다. 치료는 경구제나 주사제를 이용하여 배란유도를 하거나 인공수정 혹은 체외수정을 통한 시험관 시술을 한다.
 
인공수정은 정액을 채취해 정자를 농축, 자궁 안에 넣어주는 시술이다. 이 시술로 임신이 안될 경우 시험관 시술을 한다. 시험관시술은 일반적으로 여러 가지 약제를 주사해 다수의 난자를 키운 후 난자를 바늘로 채취하고 체외에서 수정과 배양을 한 뒤 배아를 자궁에 이식시키는 등 여러 단계를 거친다. 대부분 큰 부작용 없이 진행되지만 경우에 따라 입원이 필요하기도 하고, 다태임신 확률도 존재한다.
 
가임기 여성이라면 월경통이나 월경불순으로 고민하는 경우가 많다. 월경불순의 주원인으로 다낭 난소 증후군과 스트레스나 체중 감소, 영양 불균형에 의한 시상하부 장애인 경우가 많다. 또 월경통이 심하거나 복통이 자주 있다면 자궁내막증, 자궁근종, 자궁선근증 같은 질환도 반드시 생각해봐야 한다. 결혼 전 임신을 준비하고 있지 않더라도 3개월 이상 생리를 않거나, 주기가 35일 이상으로 길거나, 생리 횟수가 1년에 8회 미만, 생리통이 심한 경우라면 산부인과를 방문해 문제의 원인을 찾아볼 필요가 있다.
 
박현태 교수는 "임신을 미루지 말고 가능한 빨리 아이를 갖는 것이 난임을 피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며, "우리나라는 난임시술에 대해 체외수정, 인공수정 등의 시술비용을 국가에서 지원하기 때문에 임신이 되지 않는다면 부담을 갖지 말고 난임 클리닉에서 상담 받을 것을 권한다"라고 말했다.
 
서울시가 운영 중인 임산부 전용 주차공간. 사진/뉴시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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