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몰캡리포트)한국개발금융 '구르지 않는 돌에는 이끼가 낀다'
2010-05-13 17:32:52 2010-05-13 17:32:52
[뉴스토마토 김종화기자]
 
- 잠재 손실금이 영업익으로..땅짚고 헤엄치기?
- 부실금융 해결사는 많다..경쟁에서 살아남을 체력있나
- PF없이는 `구르지 않는 돌?`
 
 
  
앵커 : 한국개발금융 어떤 회산가요? 
 
기자 : 한국개발금융은 지난 1975년 2월18일 설립돼 올해로 36년째 대한민국의 금융해결사 노릇을 해온 중견기업입니다.
 
기업의 설비투자를 지원하는 리스사업과 기업의 운전자금을 지원하는 기업대출, 진성어음할인과 팩토링, 부동산개발 등 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기업의 경영정상화 자금지원과 기업인수•투자 자금 지원 및 부실채권인수 등의 사업을 하는 여신전문금융회삽니다.
 
지난 1999년 1월25일 워크아웃 대상기업에 선정돼 2003년 7월31일 (주)화인파트너스에 인수되기까지 보통주 4126만7000여주가 2대1로 감자되는 등 투자자들의 가슴을 아프게 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 지난 3월말 결산결과 매출액이 19.2%나 감소했는데도 영업이익은 61.1%나 늘었다면서요? 이건 왜 그런가요?
  
기자 : 네, 3월 결산인 한국개발금융의 2010년 3월말 현재 매출액 규모는 935억5300만원으로 지난해 1158억원에 비해 223억원이 감소해 19.2%나 떨어졌습니다.
 
그런데 영업이익은 506억원으로 지난해 314억원에 비해 192억원, 61.1%가 증가했는데요, 이는 직전 사업연도에 글로벌 금융위기가 불어닥치자 대출채권의 손실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대규모 대손충당금을 쌓아뒀는데 이 금액이 모두 영업이익으로 전환됐기 때문입니다.
 
금융업의 특징 때문이기도 하지만 불로소득이란 점에서 씁쓸한 뒷맛이 남습니다.
 
앵커 : 당기순이익도 5.5% 감소했네요, 대주주가 (주)화인파트너스죠? 지분율이 어떻게 되나요? 
 
기자 : 네 한국개발금융의 최대주주는 기업투자와 주택건설공급 등을 주로 하는 (주)화인파트너습니다. 화인파트너스는 전체지분의 64.44%인 409만1112만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그 외 특수관계인들이 3.05%인 19만4000주, 한국투자밸류자산운용이 6.13%인 38만9220주, 소액주주들이 17.74%인 112만6171주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앵커 : 주가는 어떤가요?
 
기자 : 네 주가는 오늘 오전 11시 현재 3만100원에 거래되고 있으며, 거래량은 어제 1630주가 거래되는 등 거래량은 아주 미미합니다. 최근 1년간 최고가는 3만4950원, 최저가는 2만5850원이었습니다.
 
앵커 : 시장 상황이 좋지 않은데 배당은 아주 높다면서요?
 
기자 : 네 그렇습니다. 한국개발금융이 직전 사업연도까지 주력해왔던 PF대출 시장은 내리막인데다 지난해 2월부터 '자본시장법'이 시행되면서 금융업권의 진입장벽이 붕괴돼 적자생존의 치열한 경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동안 여신전문금융회사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어음할인, 팩토링 등도 제1금융권이 취급하는 등 이른바 금융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맞고 있습니다.
 
현재 여신금융협회에 등록된 회원사만 신용카드 5개사, 리스 15개사, 할부금융 16개사, 신기술금융 4개사 등 경쟁업체만 35개사에 이르는 등 치열한 경쟁을 통해 살아남아야 하는 상황이 된 것입니다.
 
그런데도 배당이 아주 높아서 인기더군요. 지난해 주당 2000원의 현금배당을 했고, 그 전년도에는 주당 2500원을 배당했군요. 액면가가 5000원인데 2000원이면 40%, 2500원이면 절반을 현금배당한 셈인데요.
 
이익을 주주들에게 나눠주는 거야 지적할 바 아니지만 일반 투자자들은 거의 재미를 못 본고 있다는 것이 씁쓸합니다. 배당이 높다보니 아예 기관에서 싹쓸이를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앞날이 그렇게 밝은 편이 아닌데 현금배당이 높다? 또 개인이 아닌 기관들이 그 배당을 독차지 한다? 이런 공식은 문제가 좀 있지 않나 싶습니다. 회사가 대주주들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니까요.
 
앵커 : 한국개발금융도 역시 PF가 아킬레스군요?
 
네, 그렇습니다. 직전 결산연도 기준 영업자산에서 PF가 차지하는 비중이 50.1%에 달했습니다. 자금운용면에서도 PF영업의 연간 평균 수익기여도가 46.2%를 차지하는 등 PF는 중요한 영업수단이었고, 주요 수익원이었습니다.
 
그러나 PF대출로 인한 금융사들의 부실이 잇따르자 더 이상 중요한 영업수단으로 삼을 수 없게 됐는데 수익기여도가 절반 가량을 차지하던 PF영업을 하지 않고 다른 사업으로 수익을 내기도 마땅찮은 상황인 것 같습니다.
 
이번 올 3월 결산에서 PF영업실행 실적은 전무합니다. 지난 사업년도의 PF영업실행 실적은 1250억원, 지난 2007사업년도에는 1470억원에 달했던데 비하면 격세지감인 셈입니다.
 
앵커 : 영업력은 별로인데 배당이 높아 기관이 싹쓸이 하고 있는 종목이다? 이렇게 정리가 되나요?
 
기자 : 네 그렇게 평가를 해도 무관할 것 같습니다. 다른 여신금융회사들이 리스, 기업운전자금대출, 투자금융, 기업구조조정업무, 가계대출 등 수익성있는 사업으로 다변화하고 있는데 비해 한국개발금융의 경우는 능동적인 변화의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 것 같습니다.
 
바야흐로 여신금융업계는 춘추전국시대를 맞았지만 적자생존의 엄연한 현실에 맞설만한 체력을 갖췄는지도 의문입니다. 구르는 돌에는 이끼가 끼지 않지만 구르지 않는 돌엔 이끼가 낄 수밖에 없습니다. 이끼가 끼기 전에 구를 수 있는 채비를 하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뉴스토마토 김종화 기자 just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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