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흥아해운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컨테이너사업 매각으로 오로지 탱커 시장만으로 살길을 찾아야 하는 처지지만 업계에선 재무구조가 개선되면 시장 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흥아해운은 지난 10일 산업은행을 주채권은행으로 하는 채권금융기관 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고 공시했다.
주채권은행과의 협의를 통해 법정관리가 아닌 워크아웃으로 가닥을 잡은 것으로 보인다. 흥아해운 관계자는 "내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워크아웃 신청을 결의했다"며 "채권단과 워크아웃을 신청하는 쪽으로 협의를 마쳐 공시했다. (워크아웃)진행은 변동이 없을 것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흥아해운이 워크아웃(기업 재무구조 개선작업)을 신청하며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라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피한 것으로 보인다. 흥아해운 컨테이너. 사진/흥아해운
흥아해운은 지난 1961년 설립돼 국내 최초로 한일 컨테이너 정기선 서비스를 개시하고 컨테이너선과 케미컬 탱커(석유화학제품운반선)를 주력사업으로 하는 중견 선사로 성장했다. 2017년 말 기준으로 자사선(35척)과 용선(20척) 총 55척을 운영했으며 같은해 8000억원의 매출을 내기도 했다. 지난해 컨테이너사업을 매각하기 전에는 선복량 기준 업계 5위에 오를 정도로 경쟁력을 입증받았다.
그러나 계속되는 업황 부진에 실적 악화를 막기 힘들었다. 흥아해운은 2016년 영업이익 59억원 흑자에서 다음해 131억원의 적자를 냈다. 2018년에는 영업손실 376억원으로 적자폭이 확대됐고 지난해는 469억원으로 손실이 더 불어났다. 부채비율도 빠르게 증가했다. 나이스신용평가에 따르면 부채비율은 2017년 577.6%에서 2018년 1279.8%로 상승했고 작년 9월에는 6000%로 급증했다.
결국 흥아해운은 지난해 주력 컨테이너사업을 장금상선에 매각했다. 이에 따라 사업기반 약화가 우려된다. 흥아해운은 현재 케미컬 탱커 16척만을 보유하고 있다. 그동안 컨테이너사업 매출 비중은 80%로 압도적이었다. 하지만 주력 사업을 매각하면서 매출 창출 기반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흥아해운은 탱커사업을 중심으로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이 관계자는 "채권단도 탱커 사업 전망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최악의 수단인 법정관리가 아닌 워크아웃 신청이 가능했다"고 말했다. 또 "탱커 사업을 중심으로 기존과 동일하게 영업을 펼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업계도 흥아해운 워크아웃 신청에 대해 부정적인 시각만 있는 것은 아니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흥아해운은 케미컬 탱커 시장에서 영업력이 강력하다"며 "화주와 유대관계가 좋아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 화주와 장기운송계약을 체결할 정도다. 워크아웃을 통해 재무구조를 개선한다면 탱커사업 영업에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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