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무·검찰개혁위 "교정시설 수용자 조사는 방문조사 원칙"
수형자 등 검사실 출석 조사 관행 대해 16차 권고안 제시
2020-04-13 18:42:37 2020-04-13 18:42:37
[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검찰이 교정시설 수용자를 조사할 때는 원칙적으로 방문해 조사하도록 하는 방안이 권고됐다.
 
법무·검찰개혁위원회(위원장 김남준)는 '교정시설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 조사 관행과 남용 개선'에 대해 심의·의결한 내용을 법무부에 권고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번 위원회의 권고는 16차에 해당한다. 
 
위원회는 이날 원칙적으로 구속 피의자, 구속 피고인, 수형자, 소년원생 등 교정시설 수용자에 대한 모든 검찰 조사는 방문 조사 또는 원격화상 조사로 하고, 정당한 사유가 있으면 교정시설의 장의 승인을 얻어 검사실 출석 조사를 허용하도록 권고했다. 또 출석 조사는 교정기관이 수용자를 검찰청 구치감까지만 호송·계호하도록 형집행법 등 관련 법령 개정 추진을 권고했다.
 
다만 현재 검사와 검찰 수사관의 인력, 그동안의 수사 관행 등을 고려해 단기적으로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 조사는 수용자가 피의자로 조사받는 때에만 허용하고, 참고인 조사의 경우에는 교정시설 방문 조사 또는 원격화상 조사를 진행하도록 했다.
 
또 검사가 수용자에게 출석요구를 할 때 수용자 본인에게 서면으로 출석요구서를 발송하고, 출석요구서에는 죄명과 출석 사유, 출석할 장소, 출석 동의 여부 등을 기재하도록 했다. 검사가 수용자에 대해 상당한 범위를 벗어나는 반복적인 출석 조사 요구를 금지하고, 조서 간인 등을 위한 단시간 출석과 출석 후 미조사도 원칙적으로 금지하도록 했다.
 
이와 함께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 조사의 경우 교정기관은 수용자를 검찰청 구치감까지만 호송·계호하고 이후는 검찰청 직원이 호송·계호를 담당하도록 권고했다.
 
위원회 관계자는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 조사의 남용을 방지해 검찰의 직접 수사가 지양될 수 있다"면서 "적법 절차에 근거한 수용자의 인권과 방어권을 보장하고, 교정행정의 효율성을 높일 수 있으며 검찰과 경찰 등 수사기관 간의 형평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 교정시설에 수감 중인 수용자를 수사기관이 수사하는 것과 관련해 경찰은 교정시설을 방문해 조사하는 것과 달리 검찰은 수용자를 검사실로 소환해 조사하고 있어 수사기관 간의 형평성에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법무부 교정본부 통계 중 지난 2015년부터 2019년까지 최근 5년간 공무상 접견 등을 포함한 전국 교정시설 방문 조사 현황을 보면 경찰의 방문 조사는 평균 4만9754건 중 91.5%에 달했지만, 검사가 직접 방문하는 검찰의 방문 조사는 평균 46건 중 0.86%에 불과했다.
 
현재 수용자의 검사실 출석 조사는 검사가 교정기관에 수용자를 검사실로 호송·계호해 달라고 요청하면 수용자 1명당 2명~3명의 교도관이 호송 차량으로 수용자를 검찰청 내 구치감으로 이송한 후 검사실로 데려간다. 사실상 구치감에서 검사실까지의 호송, 수용자의 조사 종료 시까지 검사실 내에서의 계호, 조사 종료 후 교정기관까지의 호송은 모두 교도관이 담당하고 있다.
 
이날 위원회 권고에 대해 법무부는 "법무부는 권고안을 존중해 수용자 수사 관행에 대한 적극적인 개선 방안을 검토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정부과천청사 내 법무부. 사진/뉴스토마토
 
정해훈 기자 ewigj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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