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성휘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청와대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대비해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입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21대 국회 처리를 위한 구체적인 제도 설계 방안을 검토하는 것으로 5일 알려졌다.
'전 국민 고용보험제'는 실직자에게 일정 기간 실업급여를 지급하는 현행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전체 노동자로 확대하는 방안이다. 지난 3월 기준 고용보험 가입자 수는 약 1376만 명으로 전체 취업자(2661만명)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나머지 절반인 자영업자와 플랫폼 종사자,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등은 사각지대에 놓여있는 상황으로, 이들은 코로나발 경제위기의 직격탄을 맞았지만 제도 밖에 있는 처지다. 바로 눈앞에 닥친 대량실업 위기에 정부여당이 대책마련의 속도를 내야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다.
이에 당·정·청에서는 고용보험의 울타리를 확대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강기정 청와대 정무수석은 지난 1일 "전 국민 건강보험처럼 전 국민 고용보험이 포스트 코로나의 과제"라고 말했고, 더불어민주당 이인영 원내대표도 같은 날 "고용보험 밖의 노동자를 보호하는 한국형 실업 부조, 국민취업제도, 특수고용 노동자·플랫폼 노동자 보호를 위한 법·제도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여기에 김용범 기획재정부 1차관은 2일 "대공황과 수차례의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각국이 오랜 기간 쌓아 온 제도의 성벽이 '코로나 해일'을 막아 내는 데 역부족"이라며 "우리도 곧 들이닥칠 고용 충격에 대비해 하루빨리 제도의 성벽을 보수할 타임"이라고 말했다. 이재갑 고용노동부 장관도 4일 "플랫폼노동자, 프리랜서, 영세 자영업자 등 일하는 모든 분들이 고용안전망을 통해 보호받도록 대책을 강구·추진해 나가겠다"고 다짐했다.
다만 문제는 재원과 방식이다. 고용보험 적용 대상을 전 국민으로 확대하면 재정 건전성이 훼손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보험가입을 강제한다면 보험료를 누가 얼마나 부담할지도 쟁점으로 꼽힌다. 다양한 종류의 제도 밖 노동자들을 어떤 순서와 방식으로 포용할지도 관건이다. 사회적 합의를 통한 단계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 조합원을 비롯한 관계자들이 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세계 130주년 노동절 기념 '2020 세계노동절 민주노총 선언' 기자회견을 열고 재난 시기 해고 금지, 생계 소득 보장, 전 국민 고용보험 도입, 사회안전망 쟁취 등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성휘 기자 noirciel@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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