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민 기자] 배우 한지은은 오래된 지인들이 자신을 보면 어떤 상태인지 금방 아는 것 같단다. 그만큼 자신이 근황에 대해, 기분에 대해 숨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고백을 했다. 그러다 보니 오래된 지인들이 자신의 현재 상태를 잘 아는 것. MBC 수목 드라마 ‘꼰대인턴’에서 이태리 역할을 연기하면서 조금 더 재미있었던 이유도 자신의 이러한 성향이 한 몫을 했다고 한다. 기존에 해보지 않은 연기 방식에 도전을 하고 드라마 종영을 앞둔 시점에 자신에게 주어진 숙제가 남아 있단다.
한지은은 '꼰대인턴'이 7월1일 종영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 “마지막 촬영 현장을 너무나 가기 싫었다. 진짜 끝이 나는 것 같아서 더 그랬던 것 같다”며 “서로 배려가 많고 웃음이 끊이지 않은 촬영장이다 보니 즐겁게 촬영을 했다”고 헤어지기 아쉬운 드라마였다고 소감을 전했다.
‘꼰대인턴’에서 한지은이 연기한 이태리는 다른 캐릭터들과 달리 겉과 속이 같은 인물이다. 그러다 보니 솔직하게 자신의 불만을 이야기하는 모습으로 시청자들에게 통쾌함을 느끼게 해줬다. 한지은은 이태리에 대해 “자유롭고 신선한 발상을 하는 친구”라고 정의했다. 또한 “직선적이고 꾸밈없는 친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그러다 보니 한지은은 이태리를 연기함에 있어서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고자 했단다.
더욱이 한지은은 이태리와 어느 정도 비슷한 면모를 가지고 있기에 날 것 그대로를 보여주려고 했다. 그는 “감독님이 처음 캐스팅을 한 이유로 ‘태리 같다’고 말하셨다. 현장에서도 다들 태리 같다는 반응이었단다. 한지은은 “평소에 장난기가 많다. 망가지는 장난을 많이 하는 편이다”며 “몸으로 하는 장난을 많이 하는데 주변 사람들이 아닌 시청자들에게 이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에 대해 고민이 있었다”고 했다.
특히 한지은은 뽀글뽀글한 가발까지 쓰면서 망가지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았다. 이태리는 머리카락이 물에 젖으면 곱슬머리가 되는 특징이 있다. 이로 인해 한지은은 캐릭터를 준비하면서 파머를 할 것인지 가발을 쓸지 고민을 했단다. 그는 “머리가 생머리다 보니 머리에 물이 닿으면 생머리처럼 되는 바람에 가발을 썼다”고 말했다. 이어 “처음 가발을 쓰고 거울을 보는데 순간 헛웃음이 났다”며 “가발을 쓰고 촬영 현장으로 가는 내내 고개를 숙인 채 ‘어떻게’를 계속 반복했다”고 말했다. 현장에서 잘 어울린다는 이야기를 듣고 용기를 얻어 나중에는 조금 즐기기까지 했단다.
'꼰대인턴' 한지은 인터뷰. 사진/HB엔터테인먼트
극 중 이태리는 준수 식품에 인턴으로 들어가 팀원들 앞에서 ‘태리 태리 이태리’라는 독특한 인사를 했다. 방송 이후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은 이태리만의 인사 방법이 이태리의 고유명사가 됐다. 이 장면은 순전히 애드리브였단다. 한지은은 “자기 소개에 취해서 나도 모르게 한 것이다”고 말했다. 이어 “모두가 좋아해 주셨다. 감독님도 계속 해보라고 하셔서 그 다음부터 계속 했다”고 ‘태리 태리 이태리’ 장면이 탄생하게 된 비하인드를 설명했다.
이러한 장면이 나올 수 있었던 이유는 한지은이 기존에 연기를 하는 방식과 달리 현장에서 만들어가는 방식을 택했기 때문이다. 한지은은 “이번에는 연기를 함에 있어서 기술적인 걸 생각하지 않으려고 했다”며 “자신이 느껴지는 걸 그대로 표현하는 이태리기에 최대한 날 것 같은 표현으로 연기하려고 했던 이유기도 하다”고 말했다. 그렇기에 한지은은 “현장에서 느낀 그대로 표정으로 내보이려는 데 중점을 줬다”고 했다. 그렇기에 이태리를 최대한 인위적으로 만들지 말자는 목표가 있었단다.
촬영 현장에서 느끼는 대로 모든 걸 맡기기에는 적지 않은 용기가 필요하다. 그만큼 순간순간 상황에 따른 순발력과 집중력을 요한다. 한지은은 “현장에서 느끼는 걸 표현하고 집중하는 연기가 처음이라 용기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더구나 “새로운 방식으로 연기를 하다 보니 어떤 식으로 방송에 나올지 예측할 수 없었다”고 했다.
한지은은 자신이 이러한 도전을 할 수 있었던 이유가 주변의 도움 덕분이라고 했다. 그는 “감독님도 그런 부분을 좋게 봐주셨다. 그리고 ‘그렇게 했으면 좋겠다’고 하시기도 했다”며 “나중에 알게 됐는데 촬영 감독님도 일부러 배우들이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앵글을 고려했다고 하셨다”고 밝혔다.
자신이 기분을 숨기지 못하는 스타일이라고 한 한지은은 이러한 연기 방식에 대해 “느끼는 걸 숨기지 않고 표현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재미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자신의 연기를 보면서 부족한 부분이 보였단다. 그는 “어떤 작품을 하든 자기의 부족함이 보일 수 밖에 없다. 이런 느낌으로 연기를 해봤기 때문에 앞으로 어떻게 더 성장 시켜서 연기적으로 가져갈 수 있을지, 어떤 방식으로 할 수 있을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다”고 고백했다. 무엇보다 그는 “새로운 시도를 해봤다는 것 자체가 성장을 하는 시간이 된 것 같다”고 말했다.
2010년 데뷔를 한 한지은은 올해로 데뷔 10년차다. 무명 생활을 거쳐 드라마 ‘멜로가 체질’에 이어 ‘꼰대인턴’으로 시청자들에게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 한지은은 오랜 무명 생활을 3년이라는 공백기 덕분에 버틸 수 있었단다. 그는 “중간에 3년간 공백기가 있었다. 그 시간 동안 다른 일을 시도해보기도 하고 나름 정서적으로 방황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백기를 거쳐 돌아와서 선택한 것이 연기다 보니 아무리 힘들어도 한 번 그만둬봐서 어떻게 하면 힘든 시기를 헤쳐 나올 수 있을지에 대한 집중도가 높아졌다”고 했다.
한지은은 오히려 무명 기간, 공백기가 되려 자신에게 더 큰 재산일 수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 그는 “배우 활동을 함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앞으로 한지은은 로맨스나 로맨스 코미디처럼 사람의 관계성을 바탕으로 한 깊이 있는 감정을 연기할 수 있는 장르에 도전하고 싶단다. 아니면 아예 다른 장르인 액션 장르에 대한 도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내비쳤다.
'꼰대인턴' 한지은 인터뷰. 사진/HB엔터테인먼트
신상민 기자 lmez0810@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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