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빛났다…코로나 이겨낸 삼성, 2분기 '깜짝실적'(종합)
업계 예상치 크게 웃도는 성적표…세트 부문도 선전한 듯
2020-07-07 10:03:46 2020-07-07 10:08:42
[뉴스토마토 김광연 기자] 삼성전자가 코로나19라는 악재에도 불구하고 올해 2분기 시장 전망치를 크게 뛰어넘는 실적을 냈다. 영업이익 7조원을 넘어 8조원 벽을 무너뜨린 데에는 반도체의 저력이 있었다.
 
삼성전자는 7일 연결기준으로 매출 52조원, 영업이익 8조1000억원의 올해 2분기 잠정 실적을 발표했다. 전기 대비 매출은 6.02% 감소, 영업이익은 25.58% 증가했고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7.36% 감소, 영업이익은 22.73% 증가했다. 지난해 2분기 삼성전자는 매출액 56조1300억원과 영업이익 6조6000억원을 기록한 바 있다.
 
이번 삼성전자의 2분기 성적표는 시장 전망을 상회하는 깜짝 실적이다. 삼성전자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시장 평균 전망치)는 3개월 전만 해도 7조8000억원에 달했지만 코로나19 여파가 실적에 반영되면서 급감하기 시작했다. 급기야 지난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삼성전자의 2분기 실적을 매출 50조8360억원에 영업이익 6조3930억원으로 추정했다. 
 
최근 들어 6조5000억원대까지 전망치가 늘며 업계 관심은 영업이익 7조원 돌파에 쏠렸다. 하지만 업계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삼성전자는 예상치를 크게 웃도는 8조원 문턱까지 단숨에 넘어버렸다.
 
이번 발표에서 삼성전자가 사업본부별 실적을 밝히지는 않았으나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사업부인 디바이스솔루션(DS) 부문의 반도체 실적이 양호했던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19 여파로 인해 전 세계적으로 재택근무·온라인 수업 등이 증가하면서 서버와 IT 기기 수요가 급증했다. 이에 제품을 만들기 위해 필요한 메모리 반도체를 찾는 손길도 덩달아 크게 증가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 5월7일 삼성전자 서초사옥. 사진/뉴시스
 
D램과 낸드플래시 가격이 꾸준한 것도 영향을 미쳤다. 최근 시장조사업체 D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PC용 D램 DDR4 8기가비트(Gb) 지난달 고정 거래 가격은 5월과 같은 3.31달러를 기록했다. 달마다 상승하던 상승세는 멈췄지만, 올해 들어 5개월 계속 반등을 이어갔다. 낸드플래시 가격도 3개월째 비슷한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삼성전자의 반도체 선전은 최근 미국 반도체 기업 마이크론이 지난 3~5월 업계 전망치를 크게 웃도는 호실적을 기록하면서 어느 정도 예견됐다. 마이크론이 지난해 대비 13.6% 증가한 54억3800만달러(약 약 6조4700억원)의 매출을 올리자 이를 지켜본 다른 반도체 업체들은 서로 기대감을 키웠다. 
 
생산 공장 셧다운(일시 운영 중단), 판매 매장 등 여파로 1분기 부진했던 TV와 스마트폰 등 세트 부문도 6월 들어 서서히 회복세에 진입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최근 북미와 유럽을 중심으로 주요 오프라인 매장이 재개장하고 스마트폰 출하량이 회복되면서 이번 실적 증가에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된다. 
 
송명섭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기존 우려보다 2분기 스마트폰, PC 등 IT 세트 출하량에 대한 코로나19 악영향이 그리 크지 않고 스마트폰·소비자가전 부문에서도 양호한 이익이 발생했을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봤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반도체 사업부와 디스플레이 사업부는 1분기 대비 증익할 전망"이라며 "반도체는 서버 중심으로 수요가 개선되어 1분기 대비 실적 개선이 기대되나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 속도는 주춤할 전망"이라며 분석했다.
 
김광연 기자 fun35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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