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SK바이오사이언스가 상장 준비에 본격 나서며 그룹 바이오 사업 연타석 홈런을 노리고 있다. 사업 분야는 다르지만 최근 성공적으로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팜과 적잖은 공통점을 보이고 있는 만큼, 시장 기대감 역시 커지는 분위기다.
27일 SK바이오사언스에 따르면 회사는 최근 기업공개(IPO) 추진을 위해 NH투자증권을 대표주관사로, 한국투자증권을 공동주관사로 선정했다. 사업확장 및 추가성장 가속화 차원에서 내년 IPO 추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백신사업 주력을 위해 지난 2018년 7월 SK케미칼에서 분사한 전문기업이다. 이미 상용화된 3종의 백신을 비롯해 최근 코로나19 백신 개발 과정에서 글로벌 대형 제약사인 아스트라제네카와의 백신 공급을 위한 위탁생산(CMO) 계약, 빌 게이츠 재단으로 불리는 '빌&멜린다게이츠재단'으로부터 360만달러의 연구개발비 지원 등 소식으로 존재감이 커졌다. 특히 빌 게이츠재단이 지난 20일 국내 정부에 보낸 서한을 통해 SK바이오사이언스 백신에 대한 높은 경쟁력을 언급하며 주목도가 급상승한 상태다.
이제 막 주관사 선정을 마친 SK바이오사이언스의 IPO 기대감이 커지는 또 다른 배경으론 최근 상장 흥행에 성공한 SK바이오팜과의 닮은꼴 상황이 꼽힌다. 가장 큰 공통 분모는 두 기업 모두 'SK'라는 든든한 배경이 존재한다는 점이다. 비록 SK바이오팜과 달리 SK그룹 핵심 지주사인 SK와 지분관계가 없는 독립지주사 SK디스커버리가 지배구조 정점에 있지만, SK라는 이름값은 여전하다는 평가다. 불가피한 긴 기간의 투자는 물론, 최근 수년간 신뢰도에 흠이 생긴 국내 바이오기업 한계를 극복하기에 최적의 간판인 셈이다.
해당 강점은 상장 이전 이미 성과를 도출하는 선순환으로 이어졌다. SK바이오팜의 경우 지난해 7월 미국 판매에 돌입한 수면장애 신약 '수노시(성분명: 솔리암페톨)'에 이어 1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 품목 허가를 획득하며 상장 전 2종의 FDA 허가 품목을 확보했다. 개발 신약의 성공 기대감 만에 의존해 상장흥행을 노리는 일부 바이오기업들과는 차별화된 행보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국내 최초의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과 세계 최초의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스카이셀플루4가), 두 번째 대상포진백신(스카이바리셀라) 등의 개발을 완료한 상태다. 현재는 코로나19 백신과 차세대 폐렴구균 백신 등을 개발 중이다. 코로나19 백신의 경우 오는 9월 본임상 돌입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개발 중인 단일 신약 파이프라인 하나의 기대감만으로 외부 자금을 확보, 이를 신약개발에 활용하는 방식은 그동안 국내 바이오벤처 상장에 많이 활용돼왔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이어진 실패 사례에 리스크 관리 측면이 취약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이미 매출 품목을 보유한 SK바이오사이언스는 관련 우려에서 자유로울 수 있다.
IPO 본격 추진을 앞두고 굵직한 호재들이 나온 점 역시 공통점으로 꼽힌다. 이달 증시에 입성한 SK바이오팜은 1년 전인 지난해 7월과 11월 연달아 FDA 품목허가 소식을 전했다. 기업공개 시기 윤곽이 잡힌 이후 꾸준히 성과 가시화를 통해 시장 신뢰를 강화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역시 IPO 1년여를 앞둔 최근 국내외 성과와 굵직한 글로벌 협업 사례들로 기반다지기에 성공하고 있다는 평가다.
업계 관계자는 "특히 코로나19 백신은 제넥신과 더불어 국내에서 가장 빠른 개발 속도를 보이고 있는 데다, 성공 시 국내는 물론 전 세계적 경쟁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만큼 아직 잠재력을 가늠하긴 이른 상태"라고 말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연구원이 백신 개발을 위한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SK바이오사이언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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