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정부가 다중이용시설의 수기출입명부 작성 시 이름을 제외하고 휴대폰 번호와 거주 중인 시·군·구만 쓰도록 한다. 개인식별정보 비공개와 14일의 삭제시기 등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의 권고지침도 의무화한다.
개인정보보호위원회(이하 개보위)는 11일 이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코로나19 개인정보보호 강화대책'을 중대본 회의에서 보고한 후 발표했다.
개보위가 방역당국과 함께 코로나19 방역 과정의 개인정보 관리실태를 점검한 결과 수기출입명부는 1~2일치의 방문자 개인정보가 한 장에 기록되거나 별도의 잠금장치나 파쇄기가 없는 경우를 확인했다. 현재 수기출입명부를 채택한 다중이용시설의 방문자들은 방문일시·이름·전화번호 등을 직접 기입하고 있어 개인정보 유출 우려가 나오고 있다.
이에 개보위는 수기출입명부에 이름을 제외하고 방문자의 휴대폰 번호와 현재 거주 중인 시·군·구만 기재하도록 한다. 마스크를 착용하고 포장 주문을 할 경우 수기명부 작성을 면제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개보위는 QR코드기반 전자출입명부는 시설 방문 정보와 이용자 정보가 각각 한국사회보장원과 네이버·카카오·이동통신사 등 QR코드 발급기관에 분산보관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 확진자 발생 시만 분리된 정보를 결합해 역학조사에 활용하고 이용자·방문 정보는 생성 4주후 자동으로 파기되고 있다.
개보위는 QR코드의 사용에 제약이 있는 정보취약계층을 위해 다른 방안도 찾는다. 현재 고양시는 전화만 걸면 전화번호와 방문 일시 등의 정보가 시청 서버에 자동으로 기록되는 '발신자 전화번호 출입 관리방식'을 적용하고 있다.
개보위는 확진자 이동경로 공개에 대해서는 개인식별정보 비공개와 14일의 삭제시기가 제대로 지켜질 수 있도록 현재 중대본의 권고지침을 개인정보보호법에 따라 의무화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개보위 관계자는 "현재 확진자 이동경로 공개에 대해 방역 당국의 지침을 안내 수준으로 공문을 보내고 있다"며 "이를 반드시 지키도록 명문화한다는 의미이며 장기적으로 법령에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보위는 지난 8월24일부터 28일까지 전국 243개 자치단체의 홈페이지를 전수 조사한 결과 일부 지자체에서 개인을 식별할 수 있는 성별·연령·거주지(읍면동 이하) 등을 포함해 공개한 349건과 삭제시기를 준수하지 않은 사례 86건 등을 확인했다. 개보위와 한국인터넷진흥원 등은 5월부터 8월까지 지자체 홈페이지에서는 삭제됐지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에 공유된 이동경로 5053건을 확인하고 그 중 4555건을 삭제 조치했다.
윤종인 개보위원장은 "방역과정에서 국민들의 소중한 개인정보가 안전학 관리되도록 지속 점검할 것"이라며 "안심하고 사용할 수 있는 QR코드기반 전자출입명부 이용 확대 등 범정부적 대응에 힘을 보태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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