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유라 기자]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컨테이너선 운임이 두배 가량 뛰었다. 물동량이 감소했음에도 선제적인 선복 조절 대응이 운임에 호재로 작용했기 때문이다.
2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해운업계는 올해 경기가 부정적일 것이란 전망이 우세했다. 영국의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은 지난 5월 올해 전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전년 대비 11%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실제로 8월 국내 항만 물동량이 전년 동기 대비 18.2%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물동량 감소에도 운임이 견조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중국 상하이발 세계 각 노선의 평균 운임을 나타내는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9주 연속으로 상승세다. 지난 21일 SCFI는 1409를 찍으며 또 한번 올해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는 전년 동기 734.09 대비 2배 가량 증가한 것이다. 작년 최고치(968.07)와 비교해도 46% 상승한 수치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에도 컨테이너선 운임이 두배 가량 뒤었다. 사진/뉴스토마토
선사가 물동량 감소를 염두에 두고 선제적인 블랭크세일링(임시결항) 조치를 취한 덕분이다. 이에 5월 계선율(운항하지 않고 육지에 정박 중인 선박)이 11.6%를 돌파하기도 했다. 선박 100척 중 11.6척이 쉬고 있다는 뜻이다.
주목할 점은 최근 계선율이 크게 떨어졌음에도 운임이 여전히 높다는 점이다. 프랑스 알파라이너에 따르면 8월 말 계선율은 3.4%(79만9643TEU)로 한달 전 5.1%(120만673TEU)에서 1.7%나 떨어졌다. 이는 지난 한달 동안 40만TEU가 시장에 투입된 것을 의미한다.
그럼에도 운임은 쉽게 떨어지지 않는다. 연휴를 앞두고 수출입기업이 물량 밀어내기에 나서며 선복 부족으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 2분기 코로나19 확산이 절정에 달하며 선박 입출항 일정에 차질이 생겼다. 세계 각국에서 셧다운되는 제조공장이 속출하기도 했다. 3분기 들어 그동안 쌓인 물량이 쏟아져 나온데다 연휴를 앞두고 수요가 더욱 몰리면서 운임 상승을 이끌었다.
또 코로나19 2차 팬데믹, 미중 무역전쟁 등이 수출입업계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웠다는 지적도 나온다. 수출입업체들이 물류대란이 또 다시 생길 수 있다고 우려하며 화물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선복 부족 현상이 한층 심화됐다는 지적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선사들이 선복량을 늘려도 화물이 너무 많아 빈 컨테이너가 금방 찬다"며 "10월까지는 중국발 물량 강세와 화물 밀어내기로 운임이 높은 수준을 유지할 전망"이라고 했다.
최유라 기자 cyoora17@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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