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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2차 소상공인 대출 재정비
1차 대비 소진율 부진…기존 3~4%대서 금리우대 확대…당국, 중복신청 허용도 검토
2020-08-27 06:00:00 2020-08-27 06:00:00
[뉴스토마토 안창현 기자] 은행들이 코로나19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들을 위한 10조원 규모의 2차 대출 상품을 재정비하고 있다. 2차 소상공인 대출은 1차 대출을 받은 경우 중복 신청이 불가하고, 대출금리가 높아 소진율이 기대에 못 미치는 실정이다.
 
26일 금융권에 따르면 시중은행들은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을 대상으로 한 2차 대출에 대한 금리 인하를 검토하고 있다. 1차 대출의 경우 신용등급 1~3등급의 고신용자들에게 최대 3000만원까지 연 1.5%로 대출해준 반면, 2차 대출은 신용 제한이 없는 대신 1000만원 한도에 대출 금리가 3~4% 수준이었다.
 
한 은행 관계자는 "2차 대출이 기대 이하의 실적을 보인 건 신용대출 금리가 역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영향도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다만 코로나 재확산 등의 상황을 고려해 소상공인 지원 확대를 위한 금리 인하를 내부적으로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이미 우리은행은 두 차례에 걸쳐 소상공인 대상 금리우대 폭을 확대한 바 있다. 지난 6월 신용등급별 금리우대 규모를 평균 연 0.5%포인트 인하했고, 지난달 1.0%포인트 추가로 금리를 인하하면서 최저 2.73% 금리를 적용했다. 지원대상은 코로나로 직·간접적 피해를 입은 업력 6개월 이상의 소상공인으로 한도는 1000만원, 대출 기간은 5년이다.
 
하나은행은 지난 5월 2차 대출 개시부터 연 2.9%의 금리를 적용했다. 상대적으로 낮은 2%대 금리를 유지하면서 다른 시중은행들보다 2차 대출 실적도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은행은 당초 6월 말까지 2.9% 최저금리를 유지할 계획이었지만, 작용 기한을 연말까지 늘리기로 했다. 앞서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도 지난달 소상공인들이 대출 전 과정을 비대면으로 진행할 수 있도록 2차 대출을 개편한 데 이어 기존 3~4%대 금리도 2.8%로 인하했다.
 
현재까지 시중은행들의 2차 대출 집행 규모는 전체 한도의 6%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소상공인 대상 2차 금융지원 대출은 이달 19일 기준 전체 10조원 중에서 5983억원이 집행됐다. 지난 2월부터 시행된 1차 대출 규모가 13조9000억원인 점을 고려하면 차이가 크다.
 
이에 금융당국은 1차 대출을 받았던 소상공인들도 2차 대출을 중복 신청할 수 있게 허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들어 코로나 재확산 우려가 높아지면서 소상공인과 중소기업들의 경제적 어려움도 가중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소상공인들이 코로나19 관련 금융지원 대출을 받기 위한 절차를 밝고 있다. 사진/뉴시스
 
안창현 기자 chah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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