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G 지원 확대…소형 조선사, 상반기 신규 수주 '기대'
조선업계 "시중은행 적극적 RG 발급 필요"
2025-01-20 15:28:44 2025-01-20 18:54:35
 
[뉴스토마토 이효진 기자] 소형 조선사들이 올해 상반기 선박 수주에 대한 기대를 높이고 있습니다. 그동안은 낮은 신용도로 인해 선수금환급보증(RG) 없이 선박 수주가 어려웠지만, 발급 기관과 규모가 확대되면서 숨통이 트인 것입니다. 다만 조선업계는 시중은행이 더 적극적으로 RG 발급에 나서야 소형 조선소의 수요를 맞출 수 있다고 지적합니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 방안 발표 이후 올해 상반기 소형 조선사의 신규 수주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RG(Refund Guarantee)는 조선사가 선박 건조 중 부도 등의 이유로 선박 인도가 불가능한 경우, 금융회사가 선주에게 선수금을 대신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보증 제도입니다.
 
지난달 30일 금융위는 중소형 조선사의 RG 발급 기관과 지원 규모를 확대했습니다. 특히 외부 전문기관의 사업성 검증을 통과한 소형 조선사는 산업은행 또는 기업은행(024110) 심사를 통해 RG를 발급받을 수 있으며, 발급된 RG에 대해서는 신용보증기금이나 무역보험공사에서 특례보증을 제공합니다.
 
이번 지원 확대 이후 RG 신규 발급에 도전하는 소형 조선사는 한국선급(KR)으로부터 선박 건조능력을 평가받고 있습니다. 조선소의 선박 건조 능력이 RG 발행에 중요한 척도가 되기 때문인데요.
 
KR의 평가가 끝나면 회계법인의 프로젝트 수익성 분석에 들어갑니다. 이후 금융기관으로부터 RG 발급을 받고 실제 선박 수주 계약으로 이어질 예정입니다. 빠르면 올해 상반기 중으로 신규 수주가 체결될 것으로 보입니다.
 
소형 조선사 관계자는 "몇몇 회사들이 KR의 평가를 받고 있는데 RG 발급까지 그리 긴 시간이 소요될 것 같지 않다"라며 "이번 RG 지원 확대로 영업 사정이 나아져서 다행"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러면서 "금융위를 비롯한 유관 기관의 노력으로 소형 조선사가 숨통이 트였다"라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국책은행을 비롯한 정책금융 기관에 RG 발급이 쏠려 있는 점은 해결해야 할 숙제입니다. 금융위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은행에서 중형 조선소에 미화 5억3000만달러, 한화 약 7700억원의 RG를 발급했는데요. 이에 비해 9개 시중은행은 모두 합쳐 미화 2억6000만달러, 한화 약 3800억원에 불과했습니다. 이마저도 무역보험공사가 95%의 특례보증을 서야 RG를 발급합니다.
 
조선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시중은행에서 십여 년 전 조선업계 호황 때 제대로 검토를 안 하고 RG를 내줬는데, 그 책임 전부 조선소 문제로 돌리고 있다"라며 "은행이 위험 부담을 회피하고 담보대출만 고집한다면 시장이 필요로 하는 만큼 RG가 충분히 발급될 수 없다"라고 지적했습니다.
 
지난해 금융위원회의 선수금환급보증(RG) 지원 방안 발표 이후 올해 상반기 중소형 조선사의 신규 수주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은 중소형 조선사가 몰려있는 경상남도 통영시 도남동 일대 조선소 전경.(사진=연합뉴스)
 
이효진 기자 dawnj78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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