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서울시가 지역주택조합에게 인기없는 공급 물량이 임대주택에 몰리는 현상을 막기 위해 법 개정을 정부에 건의했다.
11일 서울시 및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서울시는 지난 7일 '주택법 개정 건의'라는 제목의 공문을 국토부에 송부했다. 지역주택조합 조합원에게 공급하고 남은 주택에서 임대주택을 추첨 선정하도록 하는 조항을 삭제해달라는 내용이다.
제안 취지는 지역주택조합이 주택을 공급할 때 사업의 임대주택 물량이 특정 지점으로 쏠리지 않게 하는 '소셜믹스'를 강화하는 것이다. 현재는 조합원에게 인기가 없는 저층이나 북향 물량이 임대주택으로 몰리는 것도 문제인데다가, 주변 주민이 임대주택 집중 지점을 쉽게 알게 돼 낙인을 찍는다는 설명이다.
원래 지역주택조합 사업은 임대주택 조성 의무가 없지만, 용적률을 높여주는 대신에 임대주택을 지어야 하는 사업에 뛰어든 경우가 상당하다.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사업(과거 시프트)이 대표적이다. 서울시가 상향해준 용적률의 50% 이상을 공공임대주택으로 공급하는 정책으로, 지하철역 역세권 20여곳에 지역주택조합이 참여한 바 있다. 서울 관내 지하철역 307곳 중 207곳에 역세권 공공임대주택이 들어섰으며, 서울시는 나머지 100곳에도 사업 진행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서울시의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건립 및 운영 기준'(기준)은 동일 단지·건축물 안에 분양주택과 공공임대주택을 함께 조성할 때 사회혼합(소셜믹스)를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다. 공공임대주택만을 별동으로 계획하지 않는 것이 원칙이다. 또 공공임대주택은 분양주택과 차별화된 구조와 동선 체계가 짜이거나, 공동이용시설 사용이 불리해지는 등의 차별 및 불편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예컨데 현 기준은 임대주택이 특정 동에 몰리는 일은 막고 있지만, 특정 라인에 몰리는 일은 주택법 때문에 막지 못하고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법 개정을 통해 차별 철폐를 더 확실하게 하자는 것"이라며 "역세권 공공임대주택 사업이 제안 계기가 됐지만 개정 영향은 지역주택조합이 참여하는 모든 임대주택에 해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8월10일 서울 남산에서 바라본 서울시내 아파트 모습.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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